최태원기자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
연세대 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6일 결의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대위는 "전체 교수의 뜻을 반영하여 기한이 없는 휴진을 현재의 혼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결정했다"며 "환자들의 우려와 정부의 직·간접적인 압력에도 불구하고 연세의대 교수들이 전공의들과 학생들로 대표되는 의사 사회 전반의 움직임에 동참하는 것은 현 의료정책의 심각한 문제에 대한 적극적 의사표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현 상황이 단순히 의학교육이나 상급의료기관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은 문제라는 점을 깊이 우려한다"며 "의사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한 정책들, 그리고 모든 사회 구성원의 건강이 의사들의 이기심으로 위기에 처했다는 식의 언설은 앞으로 건강 정책의 수립과정에서 어떤 종류의 대화도 가능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를 향해선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비대위는 "현 상황의 근본 원인이 의료에 대한 정부의 잘못된 인식에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는 전문가로서 의료계의 문제의식에 귀를 기울이고, 시늉뿐인 대화를 진정한 소통으로 변화시켜라"고 했다.
또한 국민들에겐 사과의 말을 남겼다. 비대위는 "저희들은 현 상황에서 환자와 가족의 불만과 불안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문제의 시급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하지만 저희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내하여 주시는 신뢰를 동시에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보호하는 의료제도로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전했다.
교수 개인의 양심에 따른 결정이기에 전면 휴진이 되진 않을 수도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우리의 결정은 결코 국민과 환자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학교에 피해를 주고자 함이 아니다"며 "우리의 결정은 이 문제를 일으키고 키운 정부에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연세 의대 및 산하 병원의 전체 교수 7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 531명(72.2%)이 '무기한 휴진 입장을 취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다.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결정할 경우 이 뜻을 받든 비대위의 무기한 휴진 실행방안을 지지하고 동참하겠다는 응답엔 448명(61%)이, 실행방안 사안별로 결정하겠다는 응답은 219명(29.8%)이었다. 그렇지 않겠다는 응답은 68명(9.2%)에 그쳤다.
휴진 범위는 입원 병동과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및 필수유지업무 등을 제외한 비중증 환자 외래진료 및 비응급 수술과 시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