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의미래]'새 수요 담을 공간, 용산이 국제경쟁력 강화 핵심 코어'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
뉴욕 허드슨야드, 런던 킹스크로스 등
해외도 국제업무지구 개발 박차
산업 위주 탈피 직주락 개발 트렌드
다층적 입체도시 조성해 토지 효율 극대화

서울의 미래-구자훈 한양대학교 교수.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서울의 3도심(강북 도심·강남·여의도)은 이미 포화상태다. 용산은 새로운 수요를 담을 수 있는 공간이며 그 중요성은 매우 크다. 서울의 경쟁력, 나아가 한국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핵심 코어가 될 것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총괄계획가(MP)인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미래 가치와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구 교수는 "대다수 선진도시도 국제업무지구나 복합업무지구를 의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뉴욕 허드슨야드, 런던 킹스크로스, 파리 리브고슈, 도쿄역과 도라노몬 등이다. 서울에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가 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주락 고밀개발…구역별로 다른 기능 부여

용산국제업무지구뿐 아니라 해외 주요 도시도 철도역에 오피스뿐 아니라 상업, 주거, 문화까지 더한 고밀복합 개발에 나선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에서 ‘직주락’이라는 키워드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구 교수는 "과거 대규모 개발은 업무지구 등 단일용도가 많았지만 최근엔 산업 위주보다는 지식 근로자들이 많이 모이고, 이들에게 맞는 직장이나 주거, 문화·여가 기능, 녹지공간도 충분히 갖춰야 하기에 국제업무지구에도 이런 개념들이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세 개의 구역으로 구분된다. 최고 100층 높이 랜드마크 빌딩이 들어서는 국제업무존, 오피스와 병원, 레지던스 등을 지을 수 있는 업무복합존, 주거와 교육, 창업지원센터 등 배후기능을 도맡는 업무지원존 등 세 가지다.

구 교수는 "국제업무존은 지식 기반 업종을 유치할 프라임급 오피스가 들어오고 문화, 여가, 호텔·레지던스, 마이스(MICE) 등이 복합으로 들어오게 되고 업무복합존에는 병원, 신산업과 연계한 기업이 입주하고, 한강 변인 업무지원존은 일반업무시설이나 국제학교, 창업지원시설, 공연장 등이 섞여 있고 구역별로 특성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미래-구자훈 한양대학교 교수.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용산국제업무지구 중심 위치는 ‘용산역’

구 교수는 개발 계획 수립 과정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중심을 ‘역 앞’으로 바꿨다. 기존 계획에서는 국제업무지구 중앙부에 중심 기능을 부여했다. 구 교수는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이 중심이라고 생각해 업무지구의 중앙이 아닌, 역과 인접한 부분을 중심업무지구로 지정했다"며 "역 주변을 가장 고층으로 개발해 상위 기능(국제업무)이 들어오고 주변을 둘러싸면서 하위 기능(주거 등)을 보완하는 체계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국제업무지구 중심 위치를 실제 구역 중앙이 아닌 역 부근으로 옮긴 것은 용산역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것이기도 하다. 구 교수는 "이 계획을 수립하면서 복합환승센터를 용산역 끝부분 지하에 넣는 것으로 수정했다"며 "기존에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대합실로 연결했는데, 복합환승센터는 지하에서 하나의 플랫폼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존 플랫폼 상부를 덮어서 그린스퀘어와 연결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입체도시 계획, 지하·지상·공중으로 이동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입체도시’로 조성된다. 철도 플랫폼으로 단절된 공간을 연결하기 위해 이 같은 구상이 나온 것이다. 기존 용산역 수송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사람들이 지하·지상·공중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다층적인 공간구조를 만들어 토지 이용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구 교수는 “현재는 용산역에서 3층 레벨로 올라가야만 지상부가 연결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지하에 연결체계를 만든다. 지상은 (철도 등으로 인해) 단절될 수밖에 없지만 3층 레벨이 연결되면 지하·지상 3층-공중도시라는 다층 구조를 갖게 된다. 스카이트레일로 연결해서 공중에서도 이어지게끔 개념을 정립한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역에서 바라본 국제업무지구의 그린스퀘어 조감도(자료제공=서울시)

지하 공간은 보행통로를 만들어 용산역과 상업시설을 연결한다. 철로와 차로 위에 인공 지반을 만들면 그 위로 사람들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구조다. 구 교수는 "용산역 기존 플랫폼은 3층부터 시작되는데 인공지반으로 연결하면 저층부에 상업시설과 공연장, 전시관 등 문화시설이 들어서게 된다"며 "국제업무지구 4개 존의 저층부에 포디움(지붕)을 만들고, 4개 존의 포디움 높이를 통일시키고 브리지로 연결하면 하나의 공중정원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국제업무존 획지를 팔 때 이런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계획을 수립해오는 기업에 원하는 형태의 개발을 유도하려고 하는 것이다. 블록별로 공연장(콘서트홀), 아트뮤지엄(박물관·미술분관), 복합도서관 등을 넣도록 유도해서 그에 맞는 용적률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카이트레일, 녹지공간…시민도 즐기도록

업무복합존 45층 높이 건물들을 연결하는 1.1㎞ 구간의 스카이트레일은 ‘시민들도 즐길 수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고안한 장치다. 구 교수는 "업무지원존은 40층 이내, 업무복합존은 60층 이내로 조성되는데 45층 레벨에서는 앞이 트여야 한강이 보인다. 타워로 올라오면 한강뷰가 보이고 뒤로는 남산뷰도 나온다"며 "리버뷰가 시티뷰를 모두 갖춘 곳에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뷰포인트를 만들어주기 위해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상 3층부터 지하까지 연결하는 작은 박스 형태의 ‘그린큐브’도 입체도시를 수직으로 이어주는 기능을 한다. 시부야의 스크램블 빌딩과 비슷한 구조다. 구 교수는 "국제업무존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그린큐브를 설치하도록 할 것"이라며 "국제복합존과 업무복합존이 지하로 연결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서부이촌동에서 바라본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그린코리더 조감도(자료제공=서울시)

용산국제업무지구 녹지는 50만㎡으로 지구 전체 면적과 맞먹는다. 100층 높이 빌딩 숲이 되지 않도록 녹지를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방안이 해법이다. 설계도를 보면 건물 사이사이에 녹지 축이 조성돼 있다. 공원 녹지 ‘그린스퀘어’, 국제업무존과 업무복합존 사이 커브형 녹지공간 ‘그린커브’,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외부를 연결하는 선형 녹지 ‘그린코리더’가 있다.

구 교수는 "그린코리더의 공원 폭은 20m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것은 40m 이상일 것이다. 지구단위계획으로 각각 10m씩 띄어서 건물을 짓고 녹지로 만들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공개공지와 녹지를 연결해서 녹지를 50만㎡까지 만든다는 것이다. 20%는 공원녹지, 30%는 공개공지와 조경으로 확보한다. 건물 저층부는 벽면까지 녹지를 만들어서 전체 면적의 100%가 되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건설부동산부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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