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2000만 원밖에 못벌어'…요즘 인플루언서들 생계 막막

각 플랫폼, 조회수 보상과 마케팅 비용 축소
크리에이터 48%, 연평균 2071만원 벌어

코로나19 기간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과 크리에이터 시장이 정점을 찍은 후 하향 추세라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자는커녕 간신히 생활하는 인플루언서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서 WSJ는 "SNS 콘텐츠로 돈을 벌던 인플루언서들의 생활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플랫폼 회사는 조회 수에 비례해 지불하던 보상을 줄이고, 기업들도 SNS 마케팅 비용을 점차 까다롭게 지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과 크리에이터 시장이 정점을 찍은 후 하향 추세라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자는커녕 간신히 생활하는 인플루언서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인용한 WSJ은 "지난해까지 SNS 플랫폼을 활용해 돈을 버는 사람은 전 세계 5000만명 정도"라며 "앞으로 5년간 SNS 크리에이터 수는 연평균 10~20%씩 증가하고 그만큼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5년간 틱톡·유튜브·인스타그램·스냅챗 등 SNS 플랫폼들은 많은 팔로워와 조회 수를 기록한 크리에이터에 광고 수익을 배분했다. 특히, 틱톡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0억달러(약 1조38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SNS 크리에이터에게 분배했다. 유튜브는 짧은 동영상이 인기를 끌자 30초~1분 길이의 동영상 '숏츠(Shorts)' 서비스를 출시하고 조회 수에 따라 한 달 평균 100~1만달러(약 13만8000원~1380만원)의 보상금을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했다. 아울러 WSJ는 "SNS를 활용하는 모든 크리에이터가 '큰돈'을 만지는 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SNS 마케팅 대행사 '네오리치'의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0만달러(약 1억3800만원) 이상 번 SNS 크리에이터는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크리에이터 중 48%의 연평균 수입은 1만5000달러(2071만원) 이하로 집계됐다.

플랫폼 영향력 커졌지만, 크리에이터에게 보수 지급은 인색해져

팬데믹 이후 기업들이 SNS에 쏟아붓던 예산을 줄인 것도 크리에이터들의 수입 감소로 이어졌다. 플랫폼 업체들이 광고 수익 정산 기준을 바꾸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였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인스타그램은 '1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계정이 1개의 콘텐츠에서 10만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했을 때' 보상한다는 기준을 내놨다. 유튜브도 지난해부터 '구독자 1000명 이상·90일간 쇼츠 1건당 조회 수 1000만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할 경우에만 광고 수익의 45%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팬데믹 이후 기업들이 SNS에 쏟아붓던 예산을 줄인 것도 크리에이터들의 수입 감소로 이어졌다. 플랫폼 업체들이 광고 수익 정산 기준을 바꾸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였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이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크리에이터 총소득은 137억 달러(약 19조 원)로 예상된다. 이 중 59%에 달하는 81억4000만 달러(약 11조2500억 원)가 스폰서 수입으로 추산된다. 조회 수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던 광고주들이 포스트 저장 및 공유실적도 광고비 산정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크리에이터들이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광고주들이 콘텐츠 제작에 직접 개입하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

또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이 바뀌면서 팔로워와 조회 수를 늘리기도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크리에이터들이 많아지면서 스폰서십을 따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진다. 특히 최근에는 광고주들이 소수의 크리에이터와 장기 계약을 맺으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끝으로 WSJ는 "SNS 크리에이터는 자영업자여서 유급 휴가, 의료보험, 퇴직연금 등 회사 근로자들이 받는 각종 복지 혜택이 없다"며 "수입이 급감하는 가운데 고물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진다면 생계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시장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각

미국뿐 아니라 국내 크리에이터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5월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아 공개한 '1인 미디어 창작자(유튜버 등) 수입금액 현황' 자료를 보면, 2021년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로 수입을 신고한 인원은 3만4219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출처=픽사베이]

한편, 미국뿐 아니라 국내 크리에이터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5월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아 공개한 '1인 미디어 창작자(유튜버 등) 수입금액 현황' 자료를 보면, 2021년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로 수입을 신고한 인원은 3만4219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2776명)과 비교하면 12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2021년 기준 유튜버 수는 변호사(6292명), 세무사(9611명), 건축사(8122명), 법무사(6783명)보다 많다.

이들 중 수입 상위 1%에 해당하는 342명의 연간 수입은 1인당 평균 7억1300만 원이었다. 이는 2019년 상위 1%(27명)의 연평균 수입(6억7100만 원)보다 6.3% 늘어난 수치다. 반면 수입 하위 50%(1만7110명)의 연평균 수입은 40만 원으로 2019년(100만 원)보다 줄었다. 준비 없이 유튜버가 되겠다고 뛰어들면, 1년간 40만 원도 벌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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