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월세 4억' 갈등 계속되자…'제 3자에 물어보자'

코레일유통, 갈등관리연구기관 지정 예정
전문가 통해 조율점을 찾아보겠다는 의미

대전역 2층에 있는 빵집 성심당의 월세가 논란이 된 가운데 임대인인 코레일유통이 갈등관리연구기관을 통해 해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코레일유통, 대전역 '성심당 월세' 놓고 갈등관리 전문가 조언 구한다

지난 5월17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성심당 대전역점을 찾아 임영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19일 코레일유통은 갈등관리연구기관을 지정해 성심당 월세와 관련한 전문가 의견을 받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로의 입장이 팽팽한 상황에서 갈등이 종식될 여지가 보이지 않자 전문가를 통한 조율점을 찾아보겠다는 의미다. 조만간 연구용역 공고를 낼 계획이다.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정부는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 전북대 공공갈등과 지역혁신연구소, 한국갈등해결센터, 한국행정연구원, 한양대 갈등문제연구소 등 5곳을 갈등관리연구기관으로 지정하고 있다.

성심당 매달 대전역서 26억원치 빵 팔아…월평균 매출 17% 임대료 기준에 기존보다 4배 높은 월세 산정

성심당은 2019년부터 5년간 월 1억원 수준의 수수료(임대료)를 내고 대전역 2층에서 300㎡(약 91평) 규모 매장을 운영해왔다. 여기서 매달 26억원어치의 빵이 팔린다. 문제는 전국 기차역 내 상업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인 코레일유통이 올해 4월부로 5년 임대계약이 끝난 매장을 경쟁 입찰에 부쳐 월 수수료 조건으로 월평균 매출의 17%인 4억 4100만원을 제시하면서 불거졌다. 성심당 대전역점 기존 임대료보다 4배 높은 금액이다. 하지만 코레일유통 내부 규정은 수수료 범위를 월 매출액의 17%에서 49.9%로 정하고 있으며, 이는 성심당 외 다른 매장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코레일유통이 관리하는 전국 임대료 상위 10개 매장의 평균 수수료는 매출액의 30%를 넘는다. 월 수수료 1억원은 성심당 월 매출액의 4% 수준이다.

현재 코레일유통은 성심당 매장에 대한 공개 입찰을 진행 중인데, 지금까지 6차례 유찰돼 월 임대료 조건이 3억 917만원까지 낮아졌다고 알려졌다. 다만 6회차부터는 가격 조정이 불가능하다. 성심당은 단독으로 입찰해 응해 계속해서 1억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응찰 업체 부재 때는 최대 1년간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나, 성심당 대전역점은 코레일과 합의해 올해 10월 말까지 6개월간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성심당도, 코레일도 "퇴점은 난감"…"청년창업 매장처럼 지역브랜드 혜택 줘야" 의견도

그러나 월 임대료의 액수 자체가 높아 금액 적정성을 두고 여러 의견이 팽배하게 대립하고 있다. 월 1억원의 수수료를 감당할 만한 매장도 많지 않은데, 월 4억원씩 연 48억원이면 대전역 근처에 건물을 매입할 수 있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심당 역시 매출 면에서나 상징성 면에서나 대전역 매장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레일도 성심당이 떠나면 손해지만, 코레일유통이 나서서 손쓸 방법이 마땅치도 않은 상황이다.

코레일유통이 이번 일을 계기로 매장 수수료 산정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성심당처럼 지역주민의 지지를 받는 지역 대표 브랜드에는 청년창업 매장에 더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는 것처럼 수수료 할인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코레일유통은 월 매출액 2500만원 이상의 청년창업 매장에 대해 월 임대료를 매출액의 5~10%에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코레일유통이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공익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청년창업 매장 지원처럼 성심당을 지역브랜드 육성 차원에서 지원하는 일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매장별 매출액 편차가 큰 상황에서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높은 매출을 달성한 입점 업체에 대해서는 매출액 구간별로 차등화한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슈&트렌드팀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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