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무시한다는 생각에 자신에게 선의를 베풀던 마을 이장을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는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2부(고법판사 허양윤)가 1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으며,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한 바 있다.
B씨는 혼자 아들을 키우는 A씨를 안타깝게 여겨 A씨 아들이 공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거나 반찬을 챙겨주는 등 살뜰히 보살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A씨는 평소 B씨를 갑자기 뒤에서 끌어안거나 B씨 주거지 마당에 마음대로 들어가는 등의 행동을 해 B씨가 접촉을 피하자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B씨에게 흉기를 100회 이상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건 당일 B씨와 말다툼을 한 뒤 자기 주거지에서 흉기를 가지고 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범행 직후 야산으로 달아났다가 인근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2시간여 만에 자수했다. 그는 이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에서 동료 재소자를 폭행해 처벌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부는 “A씨의 여러 범죄 전력을 보면 모두 화가나거나 불만스러운 상황에서 폭력적으로 대처하는 특성을 나타내고 있고 폭력 범죄 재발 위험성이 높은 수준으로 평가돼 살인의 재범을 저지를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A씨의 반사회성과 폭력성, 재범 위험성이 극도로 높게 평가되는 상황에서 원심이 선고한 유기징역형만으로는 A씨 죄책에 상응하는 정도의 형사상 책임이 부과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