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38.1%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이 "'보호주의'를 휘두른다"며 반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중국산 전기차 반(反)보조금 조사 잠정 결론을 토대로 17.4~38.1%포인트 잠정 관세를 추가 부과하기로 했다. EU는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서 최대 관세는 48.1%에 달한다.
EU 집행위의 발표 직후 중국 상무부는 대변인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매우 우려하고 강한 불만을 표한다"고 반발했다. 또 "EU 집행위는 한 손에는 '녹색 발전' 깃발을 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보호주의'를 휘두른다"며 "EU의 이번 조치는 중국 전기차 산업의 정당한 권익을 훼손할 뿐 아니라 EU를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산업망과 공급망을 교란하고 왜곡한다"고 비판했다.
또 "중국은 EU가 잘못된 관행을 즉각 시정하고, 최근 중국-프랑스-EU 정상 3자 회담에서 도달한 중요한 합의를 효과적으로 이행하며, 대화와 협의를 통해 경제무역 마찰을 적절히 처리하기를 촉구한다"며 "후속 조치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단호히 취해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번 반보조금 조사는 전형적인 보호주의로 결국 유럽 자신의 이익을 훼손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보호주의에는 앞날이 없고 개방과 협력이야말로 올바른 길"이라며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 합법적 권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번 조치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조사 과정에서 유럽 측은 조사 결과를 미리 설정하고 표본 기업을 선정하는 경향이 있었고, 조사 권한을 남용하고 범위를 임의로 확대했으며, 조사 결과를 심각하게 왜곡했다"며 "EU 집행위가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고, 무역 구제 조치를 남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U의 관세 부과에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 초 프랑스산 코냑 등 수입 브랜디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지난달 중국 자동차 업계는 EU의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2500cc 이상 대형 엔진을 장착한 수입차의 관세 인상을 촉구했다.
중국 관영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관세 부과에 어떤 대응 조치를 취할지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으나, 여러 옵션이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산업계는 EU산 특정 돼지고기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시작하기 위해 당국에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또 일부 기업들은 EU의 일부 유제품 수입에 반보조금 조시를 개시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