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전력 공급이 과제'…위기 시 글로벌 반도체 '휘청'

"전력 공급 중단되면 반도체 가격 영향"

대만의 전력 위기가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10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천종순 청화경제연구원 부연구원은 "잠재적인 전력 부족과 전력 품질 및 신뢰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반도체 산업에 운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년간 대만에서 대규모 정전은 세 차례 발생했다. 소규모 정전까지 보면 지난해 1년간 여러 차례 정전이 발생했다. 4월 한 달에만 대만 북부에서 3일 동안 여러 차례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조지프 웹스터 아틀랜틱 카운슬 글로벌 에너지 센터 선임연구원은 "대만은 에너지 위기와 더 중요한 전력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다"며 "부분적으로는 노후화된 설비로 인한 것이지만, 저렴한 전기 요금으로 인해 수요가 늘어 공급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대만 에너지 수요량의 97%는 수입으로, 다른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대만 전기 요금은 20년 전보다 저렴해졌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은 치솟았다. 최근 대규모 산업용 전기에 대한 요금을 15%가량 인상했으나 주거용 전기 요금은 여전히 저렴하다고 CNBC는 밝혔다.

그로 인해 대만전력공사(TPC)는 2023년 63억달러(약 8조6808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셸 브로피 알파센스 이사는 "TPC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산업과 대만 경제 전체에 잠재적인 전력 중단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 요금 상승 시 특히 TSMC 같은 반도체 기업이 이익률을 보호하기 위해 고객에게 비용을 전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웹스터 연구원은 "만약 대만이 제한된 공급으로 인해 향후 더 자주 전력을 배급해야 한다면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전력 공급 중단으로 반도체 제조 속도가 느려지고, 글로벌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 전력의 55% 이상은 반도체 등 산업 영역에서 소비했다. 이어 "대만의 전력 위기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세계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제조 산업은 2030년까지 매출이 두 배 성장할 전망이며, 그때까지 237TWh(테라와트시) 전력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만 반도체 제조 산업의 전력 소비는 2021년에서 2030년 사이 236% 증가할 전망이다.

천 연구원은 "대만 정부는 주요 기업의 필요에 따라 전력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며 "그러나 토지 제약, 지나치게 경직된 정책, 전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이해와 능력 부족 등으로 인해 전력 인프라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CNBC는 대만의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어려운 과제라고 평가하며 "이로 인해 기업들 사이에서 주요 기술 기업에 대한 전력 공급 약속의 신뢰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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