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북한이 지난달부터 두 차례에 걸쳐 살포한 대남 오물 풍선이 1000개 가량이 떨어지면서 자동차 앞유리가 파손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수도 서울에서도 오물풍선이 무더기로 낙하하면서 서울시가 초동대응반 운영에 나섰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쯤 경기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에 오물 풍선 2개가 떨어졌다. 이 가운데 1개가 트럭 앞바퀴 근처에 떨어지면서 폭발하면서 타이어와 차량 운전석 외부가 불에 타 그을음이 생겼다. 이 때문에 풍선이나 적재물에 폭발이나 화재 위험이 있는 화약 등 인화 물질이 포함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풍선 안에 있던 타이머가 불에 타며 트럭 바퀴를 그을린 것으로 불로 번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 같은날 오전 10시 22분께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 북한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 풍선이 떨어졌다. 풍선은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 떨어져 앞유리창이 박살 났다.
비슷한 시각 안양시 만안구의 한 시장통에도 오물 풍선 추정 물체가 떨어져 안에 있던 내용물이 거리를 뒤덮었다. 이 시장은 이날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아 시장통을 오가는 시민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다친 사람은 없었다.
포항시에서는 화진해수욕장 인근 모래밭에서 오물 풍선 추정 물체가 발견됐다. 오물 풍선에는 담배꽁초, 폐지, 비닐 등 오물·쓰레기가 담겨있을 뿐 현재까지 화생방 오염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저녁 9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서울 전역에서 36개의 풍선과 대남전단 및 오물 쓰레기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울에서 발견된 오물 풍선은 총 88개다.
서울시는 북한의 대남전단 및 오물 살포 풍선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초동대응반'을 설치하고, 수도방위사령부와 서울경찰청, 서울소방재난본부와 연계해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실시간 상황 파악 및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는 오물 등을 적재한 풍선 무게가 5㎏ 이상인 만큼,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고, 발견 시 접촉하지 말고 군이나 경찰, 다산콜센터에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은 전날 오후 8시부터 오물 풍선을 띄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강원과 충북, 경북 등 전국 곳곳에서 현재까지 약 600개가 식별됐다. 이들 지역에서는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 다시 부양.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오물 풍선 발견 시 접촉하지 마시고 군부대(1338)나 경찰에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안전안내문자를 시민들에게 보내 주의를 당부했다.
북한은 지난달 28∼29일 오물 풍선 260여개를 남쪽으로 살포한 바 있다. 1, 2차를 합해 이날 오전 5시까지 경찰에 접수된 오물 풍선 신고는 514건이다. 물체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295건, 재난문자 내용 등 관련 문의 신고가 219건이다.
경찰과 소방은 신고 접수 즉시 출동해 현장 보존 등 초동 조치를, 군은 풍선이나 그 잔해를 수거해 관련 기관에서 정밀 분석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