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딸에게 '절세' 목적 '편법 증여' 사실상 시인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가 세금을 절감하기 위해 딸에게 편법적으로 부동산을 증여했다는 점을 사실상 시인했다.

오 후보자는 17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수형 국민의힘 위원으로부터 2020년 장녀 오모씨에게 3억5000만원을 증여해 배우자가 소유하고 있던 땅과 건물을 매입하게 한 것과 관련된 질문에 답하던 중 박 위원이 "합리적인 거래가 아니라 세무사가 이렇게 하면 절세를 할 수 있다고 얘기를 했겠지, 안 그렇습니까?"라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그리고 국민들께 다시 한번 사과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머리를 넘기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날 질의에 나선 박 위원은 "지금 언론과 국민들께서 후보자의 아빠 찬스, 또 남편 찬스에 대해서 굉장히 큰 분노를 하고 계신다"라며 "2020년 8월에 20살이던 딸에게 배우자 명의로 돼 있던 건물과 땅을 매도했죠. 이 거래가 이상하잖아요. 아버지가 딸한테 돈을 빌려주고 딸은 그 돈을 가지고 엄마 땅을 샀어요. 왜 이렇게 이상한 거래를 하죠? 땅을 딸한테, 어머니 명의로 돼 있는 그 땅을 증여하면 되잖아요. 아버지가 증여하나 엄마가 증여하나 똑같은 거잖아요"라며 "왜 그렇게 했죠?"라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먼저 딸이 부동산 취득한 것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제가 한 6억 정도로 평가한 산성동 주택에 대해서 제3자한테 매매를 했다. 그런데 그 가계약 상태에서 파기가 되는 급박한 상태가 벌어졌고, 또 2020년 9월 초순에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나서 그다음부터는 사실상 매매가 불가능한 그런 상황에서 딸에게 매매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박 위원은 "그게 왜 급박한 상황이냐. 가격도 오르고 좋은데 왜 굳이 팔아야 되나. 그거 가지고 있으면 되지 않느냐. 다른 사람한테 팔아야지 왜 딸한테 팔았냐. 가족한테 팔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추궁했다.

이어 박 위원은 "저는 이렇게 한 이유를 이렇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땅을 딸에게 증여하면 땅이 지금 아까 얘기한 대로 그 가치가 6억 정도 된다고 그랬으니까, 6억에 대한 증여세를 내야 된다. 그런데 지금 딸한테 빌려준 거는 3억5000만원이니까 3억5000만원에 대해서만 증여세를 내면 된다. 증여세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써서 이상한 거래를 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아빠 돈을 빌려가지고 엄마 땅을 사는 이상한 거래를 한 이유가 증여세를 절감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이는데 맞습니까? 솔직히 맞으면 맞다고 인정하고 국민들께 사죄를 구하셔야 된다"고 거듭 오 후보자를 몰아붙였다.

그러자 오 후보자는 "제가 그런 거래 형식을 택한 것은 세무사한테 상의를 받아가지고 3억5000만원을 증여하면서 증여세 4850만원을 냈는데, 좀 그런 여러 가지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어떤 합리적인 거래로 세무사가 그렇게 자문을 해서 거기에 따랐다"고 답했다.

박 위원은 다시 "합리적인 거래가 아니라 세무사가 '이렇게 하면 절세를 할 수 있다'고 얘기를 했겠지요. 안 그렇습니까?"라고 물었다. 그제서야 오 후보자는 "네"라고 답했다.

박 위원은 "그렇게 말씀하셔야죠. 그렇게 솔직하게 국민들께 얘기를 하고, 이해를 구하고 양해를 구해야죠. 그걸 '세무사가 합리적인 방법으로 통보를 해줘서 그렇게 했다'고, 그렇게 얘기하면 국민들께서 납득하시겠습니까?"라고 다그쳤고, 오 후보자는 "그런 부분, 절세가 이뤄진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점에 대해서 사죄하는 바입니다"라고 사과했다.

사회부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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