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개혁 주장한 마크롱 “대형 M&A 가능하도록 금융시장 통합해야”

유럽연합(EU) 개혁을 주장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블록 내 금융시장 통합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대형 금융사인 BNP 파리바 등이 자유롭게 EU 내 경쟁사를 인수하거나 매각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은 14일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금융, 통신은 단일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주요 부문"이라며 "우리는 상자를 열고 훨씬 더 효율적인 단일 시장 접근 방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공식 석상에서 EU 개혁을 여러 차례 외쳐온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도 블록 내 규제를 줄이고 자본시장을 통합해야만 미국, 중국 등과 맞붙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EU 경제를 떠받쳐온 저렴한 러시아산 에너지 비용, 중국 수출시장, 지정학적 우산인 미국 등의 기둥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생산성 강화, 투자 확대 등을 위해 "(EU 예산)1조달러가 더 필요하다"며 "동시에 자본시장 통합을 현실화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마크롱 대통령은 BNP파리바가 다른 EU 회원국의 경쟁사를 인수하기 위해선 "몇 가지 문제가 있다"면서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스페인 은행이 소시에테 제네랄 등 프랑스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자금조달 측면에서 미국과 동일한 수준의 경쟁환경이 필요하다"면서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금융시장의 균열이 확인됐던 금융위기 이후 EU 블록 내 대규모 합병 등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지 않다면서 "근본적인 문제점도 있다. 회원국들은 EU 경제 전체에 힘을 실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자국 최대기업이 (다른 회원국) 경쟁사에 인수되는 것을 꺼린다"고 짚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도 "우리는 모델을 완전히 재설정해야 한다"면서 개혁에 실패할 경우 EU가 장기적 경제쇠퇴의 길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를 쏟아냈다. 그는 지난달 소르본대학 연설에서도 EU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다면서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방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이밖에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기업인 토탈이 EU의 기후규제를 이유로 뉴욕 증시로 상장처를 옮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과 관련, "전혀 기쁘지 않고 매우 놀랍다"면서 "소문임을 알고 있기에 지켜볼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150억유로 상당의 투자를 유치한 전날 '추즈 프랑스(프랑스를 선택하세요)' 서밋에 대해서는 "프랑스는 선도적 경제"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국제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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