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정기자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3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친명(친이재명)계인 박찬대(인천 연수갑) 의원이 선출된 데 대해 "원만하고 합리적인 분"이라며 "국민 바라는 쪽으로 생산적인 국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선출 직후 임기를 시작한 박 원내대표는 정견 발표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의 입법)을 (22대 국회)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며 "민생회복지원금 추경(추가경정예산) 확보를 위한 협상도 시작하겠다"고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강행 처리, 대통령실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가운데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첫 회담으로 물꼬를 튼 협치의 분위기가 다시 경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홍 수석은 "(박 의원이) 지금은 그렇게 말씀하실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선출되니까 먼저 원내 상황에 대해서 말씀 나누고, 그런 다음에 좋은, 국민 바라는 쪽으로 생산적인 국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일이 당초 3일에서 9일로 연기된 가운데 홍 수석은 "대통령실에서는 원내에서 21대 의원들끼리 서로 잘 아시니깐 좋은 분 선출할 거라 믿는다"면서 "대통령께서는 일관되게 '선거에 조금이라도 관여한다든지 그런 인상을 주지 않도록 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당정 관계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시다시피 극심한 여소야대다. 우리만 힘든 게 아니라 당도 힘들다"면서 "원내대표가 뽑히면 그 부분 어떻게 극복할까. 정무 쪽도 그렇고 정책을 다루는 정책실장이나 한번 고민을 나눠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황우여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우리당 원로로 무엇보다 당무에 밝은 분"이라며 "잘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향후 소통 강화를 예고한 가운데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날짜는 오는 9일이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홍 수석은 "취임하신 날(10일)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9일이 저희가 볼 때는 적일"이라며 "국민들이 궁금해하시는 것들에 대해 대통령 생각을 많이 말씀할 것이다. 미래전략에 대한 말씀도 많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수석은 "형식은 아직 결정된 게 없고, 분명한 것은 대통령께서 질문을 가려서 답을 하신다든지, 질문을 가볍게 터치하듯이 답변한다든지 이런 생각은 안하시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진솔하게 하실 수 있는 답을 가급적 다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 듯 하다"고 덧붙였다.
부활하는 민정수석에 검찰 출신이 유력하게 검토 중이며, 야권이 반발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기능상 유사한 분들이 해야되지 않을까. 민정이 어쩌면 대관도 해야한다"며 "일반 시민과 소통할 순 없으니 그렇다면 공직에 계셨던 분이 해야되지 않나"라고 답했다. 제2부속실 설치에 관해서는 "민정수석실 편제 갖추고 나서 논의될 사항 아닌가 싶다"면서 "필요하다면 열린 마음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 대통령이 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홍 수석은 "횟수가 중요한 게 아니고 내용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건처럼 확실하게 초법적인 해석이 될 수 있는 건 별건으로 볼 수 있다. 야당에서 받을 수 없는 것들을 단독으로 처리해서 올리면 우리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