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중 이어폰 한 쪽 잃어버린 명문대생…수학공식으로 10분만에 찾았다

삼각형 외심 성질 이용해 위치 추정
"수학도 일상생활에 응용할 수 있어"

야외에서 블루투스 이어폰 한 쪽을 분실한 일본 도쿄대 재학생이 순간적으로 '삼각형 외심 공식'을 떠올려 되찾은 일화가 전해지면서 관심이 쏠린다.

일본 온라인 매체 '라이브도어 뉴스'는 29일(현지시간) 도쿄대 1학년생 A씨의 사연을 전했다. A씨는 취미로 수학 문제를 풀 만큼 수학에 심취한 학생으로, 최근 블루투스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캠퍼스를 산책하던 중 이어폰 한 쪽을 분실했다고 한다.

넓은 캠퍼스에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분실하면 사실상 찾을 방법이 없다. 포기하고 이어폰 한 대를 더 주문할까 생각하던 중, A씨의 뇌리에 번개 같은 생각이 스쳤다. 그는 "차분히 블루투스를 ON으로 바꾸고, 내가 걸어 온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블루투스 이어폰.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A씨가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기 위해 응용한 공식은 '삼각형 외심의 성질'이다. 삼각형을 이루는 세 변의 수직 이등분선을 교차했을 때 찍히는 중심점, 즉 '외심'을 찾은 것이다. 외심과 삼각형의 각 꼭지점 사이 거리는 모두 동일하므로, 외심의 성질을 이용하면 이어폰이 있는 대략적인 거리를 유추할 수 있다.

A씨는 우선 블루투스 신호가 끊기는 세 지점을 찾았다. 그 세 지점을 머릿속에서 연결하면 삼각형이 되고, 해당 삼각형의 외심을 구해 외심 부근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결국 수색에 나선 지 단 10여분 만에 땅바닥에 떨어진 블루투스 이어폰을 회수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눈으로 (이어폰을) 찾는 것보다 점을 찍어 어림잡는 게 더 빠르다"고 강조했다.

삼각형의 외심인 O에서 각 꼭지점까지의 거리는 동일하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씨는 "평소 수학은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기기 마련이지만, 이번 일처럼 간단한 계산이나 공식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사례가 많다"며 "그 응용 사례를 떠올리기 위해 수학을 공부하는 게 아닐까 한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명문대생은 다르구나", "나는 울면서 영원히 이어폰을 찾아 떠돌아다녔을 것 같다", "그냥 위치 기능이 있는 이어폰을 사면 안 되는 거냐"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도쿄대는 일본 최고의 대학교로 손꼽히는 고등 교육기관 중 하나다. 국제 대학 순위에서도 항상 아시아 최고 순위권 대학에 포함됐다. 세계적인 대학 평가기관 '타임스 고등교육'(THE)이 꼽은 지난해 세계 200대 대학 순위에서 도쿄대는 29위를 차지했으며, 아시아 대학 중에서는 베이징대, 싱가포르국립대에 이어 전체 3위였다.

이슈&트렌드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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