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을 향해 "뉴진스 엄마인 민희진씨의 '파이팅 스피릿'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전 의원은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제 부자도 아닌 가난뱅이 됐는데 여전히 '부자 몸조심'하는 국민의힘, 정떨어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 25일 기자회견으로 여론을 자신 편으로 끌어왔다고 봤다. "민 대표가 지금으로선 여론전에서 승리한 걸로 보인다. 전략을 잘 짰다"며 "'방시혁 하이브 대표 vs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아니라 '초거대기업 하이브' vs '레이블 어도어·나약한 여성·뉴진스 엄마 민희진'으로, 감성 가득한 저항으로 마치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민 대표가 방시혁 의장에게 받은 "에스파 밟으실 수 있죠?"라는 메시지를 공개한 것도 "게다가 에스파 팬덤까지 건드렸다"며 높이 샀다.
"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낯 뜨거운 욕설과 눈물, 두서없는 말을 쏟아냈다. 같이 앉은 변호사들도 '아이 왜 그러세요', '어이쿠 이걸 어째'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면서 "그런데 여론은 '방 대표가 잘못하고 민 대표는 억울하고 분하겠다'고 반전됐다"고 봤다.
"심규진 교수는 '민희진 사태'를 통해 보수의 문제점을 봤다. 동감한다"고 밝혔다. 앞서 '73년생 한동훈' 저자 심규진 스페인 IE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민 대표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온라인은 물론 세간의 어젠다를 잠식했다. 특이점은 민희진이 '개저씨' 같은 혐오 표현을 사용하고 '여성이라 당했다'는 식의 페미식 징징거림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대남 커뮤니티에서도 열광적 반응을 보였다"고 썼다.
또 "보수 정치권에 던지는 민희진 사태의 시사점은? 정면 돌파, 작심 토로가 트렌드가 된 것"이라며 "결국 이 시대 대중은 매끈한 하이브의 이성적 대응보다는 거칠고 투박한 민희진의 사자후에 열광했다.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고 법치를 내세우는 보수 정치권이 대파 등의 선동에 맥없이 무너졌음을 환기하라"고 지적했다.
전 전 의원은 심 교수의 분석에 동의하며 "늘 겁에 질려 '네거티브 염려증'에 벌벌 떠는 여당이 민 대표의 '파이팅 스피릿'을 보고 배웠으면 한다"면서 "화끈하게 싸워도 나가떨어질 판인데 '어디 숨을 데 없나'하고 '김종인 전 개혁신당 상임고문이 시키는 대로 해서 당선됐다'고 말하는 것이 한심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