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 CEO '고성능 전기차, 달리는 즐거움에 더 집중'

폴스타 경영진, 韓취재진 인터뷰

전기차 업체 폴스타의 토마스 잉엔라트 최고경영자(CEO)는 "물리적, 감성적으로 운전자에게 달리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자동차의) 본질적인 가치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차이나2024 취재진 사전공개 행사날인 25일(현지시간) 한국 취재진과 만나 폴스타만의 차별화된 부분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전동화 전환과 함께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디지털 역량, 커넥티비티(연결성) 등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했으나 자동차가 갖는 본 기능, 주행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잉엔라트 폴스타 CEO[사진제공:한국자동차기자협회]

그는 "(자동차가) 디지털 제품이기도 하나 속도를 즐기는 수단으로써 정책도 분명히 가져야 한다"며 "최신 디지털 역량과 오래 축적한 유럽의 고성능차를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하나의 담아내는 게 우리 비전"이라며 "디지털 역량이 중요하나 품질과 고성능차로서의 정체성도 가져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폴스타는 중국 최대 민영 완성차기업 지리와 스웨덴 볼보가 2017년 합작해 만든 전기차 전용 브랜드다. 과거 볼보의 고성능 차종을 따로 부르던 표현인데 합작사가 되면서 고가 전기차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쿠페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폴스타4를 만들기로 했다. 지리가 일부 지분을 가진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이 폴스타 글로벌 생산거점 가운데 한 곳으로 낙점됐다. 이 회사는 자체 제조시설 없이 차량 개발을 하는, 일종의 ‘팹리스’ 전기차 회사다. 생산은 모회사 격인 지리나 볼보의 글로벌 공장에 위탁을 맡긴다.

23일(현지시간) 베이징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폴스타 브랜드 나이트에 전시된 폴스타 차량[사진제공:한국자동차기자협회]

앞으로 국내 고객이 볼보 서비스 네트워크를 쓰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볼보가 과거 48% 지분을 갖고 있다가 일부를 매각, 현재 18% 정도만 보유하면서 두 브랜드 간 협업이 느슨해지면서 서비스 센터 이용이 어려워지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었다. 현재 국내 폴스타 구매자는 볼보 서비스망을 이용하고 있다.

잉엔라트 CEO는 "폴스타는 볼보와 기존의 서비스, 인프라, 부품,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부분에서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지분 조정과 서비스센터 및 서비스 영향은 별개로, 한국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로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출 구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볼보 서비스센터에 추가로 전용 센터를 구축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화두로 꼽히는 배터리 활용과 관련해선 상대적으로 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회사는 고성능 전기차를 표방하면서 지금은 전 모델에 삼원계(NCM) 배터리를 쓰고 있다.

그는 "(폴스타 브랜드가 지향하는) 고성능, 빠른 충전이 가능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로선 LFP 배터리 탑재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앞으로도) 절대 계획이 없다고는 얘기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배터리 기술이 발달하는 등 특정한 시점이 되면 고객 선호에 따라 배터리를 고르는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4 오토차이나 폴스타 부스[사진제공:한국자동차기자협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폴스타4의 국내 인도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시기에 연연하기보다는 품질 수준을 맞추는 데 더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잉엔라트 CEO는 "고가 브랜드로 품질관리가 최우선"이라며 "중국 항저우 공장에서 폴스타4를 생산할 때도 우리가 원하는 수준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르노코리아 부산공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 부산공장 역시 순수전기차를 생산하는 게 이번이 처음인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폴스타4 디자인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회사 측은 자부심을 보였다. 이 차는 뒷유리를 없애고 후방 카메라가 뒤쪽 시야를 운전자에게 보여준다. 막시밀리안 미소니 폴스타 디자인총괄은 "후방 시야를 디지털화하면 쿠페 라인을 살리면서도 야간 시야 확보가 용이하고, 뒷유리를 없애 공간도 추가로 얻을 수 있다"며 "쿠페 라인의 공기역학, 시야 확보, 헤드룸이라는 세 요소를 모두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막시밀리안 미소니 폴스타 디자인총괄[사진제공: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실내조명을 태양계 행성의 색을 차용해 간접조명으로 한 점, 2열 뒷좌석을 펴고 접을 수 있는 리클라이너 시트로 한 점도 특징이다. 미소니 총괄은 볼보와 닮은 폴스타의 디자인에 대해 "폴스타2는 볼보의 디자인 DNA가 있지만, 폴스타3부터는 독립적으로 디자인을 반영했고 폴스타4의 ‘듀얼 블레이드 헤드라이트’는 더 차별적인 디자인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며 "폴스타5, 6에서는 볼보와 완전히 다른 디자인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패스트백 스타일 콘셉트 정도만 공개된 폴스타5에 대해선 자체 개발한 알루미늄 플랫폼 설계를 적용했다고 미소니 총괄은 전했다. 그는 "폴스타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추구하는데 한국 전통의 단아한 멋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며 "한국은 문화·사회적으로 트렌드에 민감하고 예술적인 감각이 있는 시장으로 한국 고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산업IT부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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