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급전' 카드론 40조원 육박… 역대 최대

지난달 카드론 잔액 39조4744억원
전년比 2조원 넘게 증가
저축은행 대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

서민의 급전창구로 꼽히는 카드론 잔액이 4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9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롯데·하나·현대·BC·NH농협·우리)의 카드론 잔액은 39조4821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였던 2월 말(39조4744억원) 대비 한 달 동안 77억원 증가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36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카드론은 카드사에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담보 대출이다.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별다른 심사 과정이 없어 '급전 대출'로 불린다.

지난달 카드사별 카드론 평균금리를 보면 롯데카드가 15.58%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우리카드(14.87%), BC카드(14.79%), 하나카드(14.70%) 순으로 대체로 15%에 육박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5%대 금리는 한 곳도 없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연체율이 치솟은 저축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저신용 차주의 카드론 수요가 늘어 카드론 금리가 점차 오르는 추세다.

카드론을 돌려막는 대환대출은 1조7806억원으로 전월(1조7838억원) 대비 32억원 줄었다. 다만 지난해 3월과 비교해서는 약 6200억원 증가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 차주가 만기 내 돈을 갚지 못할 상황에 놓이자 다시 대출받는 것을 의미한다. 연체 부담이 단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으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통상 기존 대출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3236억원을 기록했다. 전달(7조4907억원) 대비 1671억원 줄었으나 지난해 3월(7조2150억원)과 비교하면 1086억원 증가했다. 리볼빙은 카드 대금의 최소 10%만 결제하면 잔금을 한 달 이상 연장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신용점수에 따라 연 20%에 가까운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만큼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카드론 등 급전대출 수요가 커지는 분위기지만 앞으로 2금융권 대출 서비스를 받기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를 보면 2분기 카드사의 대출태도는 마이너스 6으로 집계됐다. 지수가 플러스를 나타내면 대출금리를 낮추거나 한도를 확대하는 등 대출 태도를 완화한다는 의미지만 마이너스는 금융사들이 대출한도를 줄이거나 금리를 올리는 등 이전보다 대출 문턱을 높인다는 의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가 대출 장벽을 높이자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근 신용사면 이후 부실차주가 많아진 만큼 리스크 대비를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제금융부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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