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전쟁 못 버텨' 테슬라의 굴욕, 중국에서 모든 모델 가격 인하

美 가격 인하 직후 中도 270만원 인하
1분기 판매 부진·中시장 경쟁 영향인 듯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미국 시장에서 주력 모델 3종의 판매 가격을 2000달러(약 276만원)씩 인하한 데 이어 중국에선 모든 모델의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21일 테슬라 중국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판매 중인 모든 모델의 가격이 1만4000위안(약 270만원) 인하됐다.

이에 따라 모델3은 24만5900위안(약 4670만원)에서 23만1900위안(약 4400만원)으로 인하됐고, 모델Y와 모델S, 모델X 가격도 각각 24만9900위안(약 4740만원)과 68만4900위안(약 1억3000만원), 72만4900위안(약 1억3760만원)이 됐다.

이번 가격 조정은 미국 시장 가격 인하 직후 이뤄진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테슬라의 미국 시장 가격 인하에 대해 1분기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늘어난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초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인도량(판매량)이 작년 동기보다 8.5% 하락한 38만 6810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달 14일에 비용 절감을 위해 전 세계 사업장 인력의 10% 이상을 감원한다는 방침을 알렸다. 이번 감원 대상에는 고위급 임원 2명도 포함됐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해 15개월 만의 최저치(147.05달러)로 내려앉았다. 올해 주가 하락 폭은 40.81%에 달한다.

테슬라는 전기차업체가 수십 곳에 달해 '가격 전쟁'이 벌어지는 중국에서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중국 내 전기차 브랜드의 약진이 이어지며 가격 인하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도 테슬라 입장에서는 악재다.

최근 중국 대표 전기차 브랜드인 샤오펑은 5월까지 최대 5억 위안의 자동차 보조금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이 외에 비야디, 아이온, 창안 등 중국 주요 전기차 브랜드도 3월부터 일제히 가격 인하에 나섰다.

여기에 샤오미까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며 시장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자, 테슬라의 어려움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 증권시보는 "테슬라가 이달 초 모델 Y 가격을 5000위안 올리겠다고 발표하는 등 독자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글로벌 신에너지차 경쟁 속에서 인상을 언급 한 달도 안 돼 버틸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이슈&트렌드팀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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