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원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훌쩍 뛰어넘는 175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이 '정권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 사이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2016년 20대, 2020년 21대에 이어 22대 총선까지 '총선 3연패'에 빠졌다. 막판 뒷심으로 '개헌저지선'은 지켜낼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국회에서도 거대 야당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게 됐다.
11일 오전 7시 현재 개표율이 99.8%를 기록한 가운데 민주당은 지역구 161곳에서, 국민의힘은 90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민심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대거 승리했다. 강북·성북·동대문·중랑 등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뿐 아니라 최대 승부처로 꼽힌 이른바 '한강 벨트'에서도 다수 승리했다. 관심을 모았던 영등포갑(채현일), 마포을(정청래), 중·성동갑(전현희)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투표는 97.1% 개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36.84%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26.64%, 조국혁신당 25.13%, 개혁신당 3.59%를 기록 중이다. 비례대표는 정당 투표에서 3% 이상을 얻은 정당만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 녹색정의당(2.14%), 자유통일당(2.29%)은 이에 따라 의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46석의 비례대표 의석은 더불어민주연합은 14석, 국민의미래는 19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1석으로 나뉘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친 범야권(민주당 161석,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새로운미래 1석)은 188석 안팎을 차지하며 지난 총선을 능가하는 '거야(巨野)'가 될 전망이다. 2020년 21대 총선에 이어 다시 압승을 거두면서 여소야대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패했지만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개헌까지 가능한 범야권의 200석 확보는 막아냈다.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부산과 경남 경합지 상당수에서 국민의힘이 승리를 거둔 데다 수도권 주요 격전지였던 서울 용산과 동작을에서 권영세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각각 승리했다. 서울 도봉갑에서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가 안귀령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완패한 것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작동한 결과로 분석된다.
범야권이 국회선진화법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18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안건신속처리제(패스트트랙)를 이용해 모든 안건을 사실상 단독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정부·여당으로서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외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라, 국정 운영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이 추가적인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시도할 수 있어 국회 상황은 확실하게 야권 주도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총선 패배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만희 국민의힘 상황실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지하에 설치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이야기를 정리해 오전에 시간과 장소를 따로 공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