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기자
중국과 러시아가 서방 진영의 일방적 제재에 비난의 목소리를 내며, 유라시아 안보 구축을 위한 다자 대화를 가동한다고 합의했다.
9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을 만나 "유라시아 안보를 형성하는 과업이 요구되고 있고, 우리의 중국 친구들과 나는 같은 생각을 하는 국가들과 이 문제에 관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중국이 모두 유라시아 안보 강화를 목표로 하는 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이익 균형 때문에 의미 있는 협상을 할 수 있는 구조로서는 소진됐다"고 언급했다.
양국은 서방 진영이 주도하는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는 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왕 주임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방적 제재는 전형적인 협박 행위로 국제법과 공정하고 합법적인 국제 질서에 위배되고 세계의 발전 추세에도 역행한다"며 "중국이 이것(일방적 제재 활용)에 강력히 반대하고, 러시아가 강력히 반대하며, 모든 국가는 단결해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주임은 기자회견에서 ▲정상(시진핑 주석-푸틴 대통령) 간 외교의 전략적 인도를 따를 것 ▲'비동맹, 비대결, 제3국 겨냥 금지' 원칙 준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정도(正道) 준수 ▲상호 이익 추구 ▲세계 다극화 추진 등 중러 관계의 5가지 '처음과 끝'(始終)을 제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내 카운터파트(왕 주임)는 일방적 제재라는 불법적 정책의 결과로 만들어진 구체적인 경제적 격차에 관해 매우 상세히 이야기했다"며 "우리는 (제재 문제를) 브릭스(BRICS)와 상하이협력기구(SCO)의 틀 안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디리스킹 전략을 통해 중국의 첨단 기술을 제한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다수 서방 진영의 제재 대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