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선진기자
6월로 예상됐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마저도 후퇴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올 들어 최고치를 찍었다. 반대로 베팅한 국내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미국 10년물 장기 금리는 4.42%까지 치솟았다. 같은 날 2년물 단기 금리는 4.79%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하고, 일자리는 견고한 결과,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계속해서 늦출 거란 시장 전망이 확산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기준 1월 3.1%, 2월 3.2%, 3월(예측치) 3.4% 등 소폭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3월 비농업 일자리 고용은 30만3000건으로 다우존스 예상치(20만명)을 크게 상회했다.
시장은 올해 Fed가 금리를 많게는 2번, 적게는 1번 인하할 거라고 예상한다. 노스엔드 프라이빗 웰스의 알렉스 맥그래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시장은 6번의 금리 인하가 있을 거라고 낙관했는데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가시지 않을 거란 흐름이 뚜렷하기 때문에 한 번 인하가 최대치일 수 있다”고 했다.
미국채 금리 하락에 베팅한 국내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인다면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에 손실이 불가피해서다. 국내 투자자들은 통상 해외 채권을 직접 구매하기보다 미국채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을 통해 간접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 채권 관련 종목은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 헤지 ETF’(티커명 2621)다. 올 들어 8.8% 급락하면서 내림 폭이 특히 컸다. 이는 가치가 떨어진 엔화로 미국 채권을 구입한 영향이다.
채권 투자자들은 10일 발표될 미국 CPI가 예상치보다 낮아지길 바라고 있다. 파이낸셜네트워크의 브래드 맥밀란 최고투자책임자는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제는 침체되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섣부른 채권 추격 매수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