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정인턴
결혼 전부터 각자의 몫을 각자 계산하는 방식을 고수해 온 아내와 이혼을 결심하게 됐다는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지나치게 '반반'을 요구하는 아내와 이혼을 고려 중이라는 제보자 A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연애할 당시 A씨는 손해를 보지 않고 합리적인 삶을 추구하는 B씨의 마인드에 반해 청혼했고, 이내 두 사람은 결혼했다. 하지만 A씨는 결혼 전에는 장점으로만 보였던 B씨의 가치관이 결혼 이후에는 단점으로 변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생활비도 각자 부담했고, 외식할 때 한쪽에서 돈이 조금 더 나오면 차액을 정산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직장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게 되자 양육책임을 누군가 떠안는 게 싫다며 '아이를 갖지 말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처음에는 서운했지만, 아내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수긍하게 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철저하게 계산적이었던 아내의 성격이 크게 부정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A씨의 콩깍지는 지난 설 연휴, 위독한 아버지를 뵈러 아내와 함께 병문안을 갔을 때 비로소 벗겨졌다. B씨는 "5시간 동안 시아버지를 뵈었으니, 친정집에도 그만큼 가 있어야 한다"며 A씨에게 함께 친정에 갈 것을 종용했다고 한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이 사건을 계기로 크게 다툰 뒤 A씨는 이혼 의사를 밝혔다. 이에 B씨는 재산 분할을 요구했다고 한다. A씨는 "아내의 재산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간섭한 적도 없다"며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본인이 지금까지 철저히 나눠서 살자고 했으면서 왜 재산분할을 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꼭 재산 분할을 해줘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고견을 물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김소연 변호사는 "A씨에 대한 B씨의 부당한 대우가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라면서도 "다만 A씨가 설명한 상황이 혼인 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의 고통이 될지는 미지수다. 그동안의 생활도 돌이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위 사건뿐만 아니라, 그간 겪어왔던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를 다시 한번 정리해보고 이를 토대로 이혼 청구를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하는 부부의 일방이 상대 배우자에 대해 혼인 중 취득한 공동재산의 분할을 청구하는 일종의 법정채권이다. 위 채권은 재산이 누구의 명의인지는 상관이 없으며, ▲분할재산 생성 기여도 ▲혼인 기간 ▲각자의 직업 ▲수입 등을 참조해 정한다. 현금은 물론 부동산 현물도 분할 지급이 가능하며, 이혼 후 2년 안에 행사해야 효력이 인정된다. 위 사례의 경우, 이혼 소송 시 부부 공동재산이라고 할만한 부분이 없다면 재산분할 청구가 기각될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