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일본 노동자 실질 임금이 2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월 근로통계조사'(속보치)에 따르면 5인 이상 업체 노동자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1.8% 오른 28만2265엔(약 252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물가 변동을 고려한 실질 임금은 오히려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감소세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 발생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은 리먼 사태 당시 2007년 9월부터 2009년 7월까지 실질 임금이 감소한 바 있다.
2월 실질 임금 감소 폭은 작년 전체 감소율인 -2.5%보다는 낮지만, 올해 1월 감소율 -1.1%보다는 높다.
블룸버그 통신은 물가 상승이 가속화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8%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장기간 이어진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기 위해 기업에 임금 인상을 독려해왔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지난 4일 춘투(봄철 임금협상) 결과 평균 임금 인상률이 5.24%로 중간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올해 춘투 결과는 3월 이후 실질 임금에 반영될 전망이다.
스즈키 코타 다이와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인상이 급여에 반영되고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올해 중반에는 실질 임금 상승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지난 5일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임금 인상 결과가 물가에 반영되면 인플레이션 목표(2%) 달성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즈키 이코노미스트는 "실질 임금이 플러스가 되면 BOJ가 움직이기가 쉬워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