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혜원기자
4·10 총선 사전투표율이 31.28%로 역대 총선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여야가 서로 자기 진영에 유리하다는 해석을 쏟아내고 있다.
김경율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전투표가 상당히 제도적으로 안정돼 있고 일각에서 있었던 부정선거 논란 등이 불식됨에 따라 많은 분이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역대 총선 중에서 사전투표율이 최고치인 점이) 일반적으로는 보수 정당에 불리하다는 분석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제가 겪어본 최근의 판세들을 읽어보면 절대 불리하지 않다”며 “역대급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전체 투표율에서 봤을 때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들고, 절대 국민의힘에 나쁘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성태 국민의힘 서울권역 공동선대위원장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샤이 보수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전투표율 첫날인 금요일은 어르신들이나 경제활동을 하시지 않는 지역사회 내 투표 용이하신 분들이 많았고, 토요일 같은 경우는 경제활동하는 직장인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요일은 아무래도 보수진영인 저희의 기대가 큰 그런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많이 한 건 틀림없는 사실이고 둘째 날도 직장인들 참여가 상당히 컸지만, 그 비율이 일방적이지는 않았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이야기는 못 하지만 그래도 합리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신 중도층분들이 투표에서는 균형성을 잡아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총선 전략본부장은 투표율이 21대 총선 대비 5% 이상 상승한 곳이 호남과 수도권 지역이라는 점에 방점을 찍고 “사전투표율이 올라갈수록 확실히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날 국민의힘 권성동, 윤상현, 나경원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영남의 샤이 보수층의 총결집을 호소한 점에 대해서는 “사전투표율이 높으니 아마 위기의식을 느꼈을 것”이라며 “선거가 다가오면 당연히 양당 결집 현상은 자연스럽게 나타나는데 국민의힘의 분석에서도 현재 판세가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을 하니까 이렇게 읍소하고 네거티브 공세를 하면서 투표 결집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경우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의식이 아주 높다. (정권) 심판에 대한 분위기가 자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여지가 큰 것”이라며 “영남에서 샤이 보수뿐 아니라 샤이 민주도 결집해 투표에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선거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높은 건 분명히 유권자 입장에서 어떤 흐름이 하나 잡히는 것”이라며 “(정부·여당의 국정운영)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고 하는 유권자들의 의지가 투표율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정신 차리기를 바라는 ‘심판 투표’, ‘회초리 투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투표장 들어갈 때까지, 투표용지에 기표를 하고 투표장으로 나올 때까지 민심은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민주당이) 200석이 되네 안 되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섣부르기도 하고 오만해 보일 수 있다. 민주당의 지금 분위기는 좋더라도 자만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