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진기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부자 순위 집계에서 3년 만에 '앙숙'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제쳤다.
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테슬라의 주가가 3% 이상 급락하며 머스크의 재산 규모는 전일보다 45억 2000만 달러 줄어든 1810억 달러(약 244조 8000억 원)로 나타났다.
매체는 "(머스크가) 3월 초까지만 해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이날 테슬라가 저가 전기차에 대한 생산을 폐기한다는 보도 이후 주가가 하락해 4위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이날 소식통들을 인용해 "저렴한 전기차 생산 계획을 폐기하고 자율주행 로보택시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머스크 CEO는 곧바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옛 트위터)를 통해 "거짓말이다"라고 부인했다.
반면 저커버그의 재산 규모는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일보다 56억 5000만 달러 증가한 1870억 달러(약 252조 8757억원)였다.
올해 머스크의 재산은 484억 달러 줄어들었고, 저커버그는 589억 달러 늘어났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세계 부호 순위 4위로 밀려났고, 저커버그는 3위에 올랐다.
저커버그가 블룸버그 세계 부호 순위 3위에 진입한 것은 2020년 11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 34% 하락했고, 메타의 주가는 49% 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는 S&P500 지수에서 5번째로 좋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이다.
이는 월가의 테마가 전기차에서 인공지능(AI)으로 넘어간 것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라는 평이 나온다.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경쟁 구도는 지난해 페이스북이 X(옛 트위터)를 겨냥한 서비스 '스레드'를 선보이면서 심화했다. 당시 머스크는 저커버그에게 케이지 격투를 제안했고 저커버그는 즉각 "어디든, 언제든 응하겠다"고 반응했지만, 아직 격투는 성사되지 않고 있다.
한편 현재 세계 부호 순위 1위에는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올라있고 2위는 아마존의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차지하고 있다. 두 사람의 재산 규모는 각각 2230억 달러와 2070억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