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시끄러운 퇴사’가 유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8일(현지시간) “‘Z세대’(1995~2005년생) 사이에서는 최근 소셜미디어(SNS) 등에 영상을 통해 퇴사 과정을 밝히는 것이 유행”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젊은 층 사이에서 ‘시끄러운 퇴사’가 유행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자료사진으로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Z세대가 즐기는 SNS 틱톡에는 ‘#layoff(퇴사)’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영상이 최소 1만2000개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직장 내 부조리, 급여와 처우에 대한 불만 등을 공개하며 퇴사하는 과정을 공개하고 있다.
이 중 브리트니 피치라는 한 여성이 올해 초 해고당하는 영상은 2000만건을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피치는 글로벌 보안 기업 클라우드 플레어에서 입사 3개월 만에 해고당했으나, 인사팀 실무 담당자로부터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라는 말 외에 정확한 해고 사유를 듣지 못했다.
‘#layoff(퇴사)’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소셜미디어(SNS) 틱톡의 영상들 [이미지 출처=틱톡 캡처]
피치의 영상이 일파만파 퍼지자 매튜 프린스 클라우드 플레어 최고경영자(CEO)는 영상 게재 이틀 만에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해고 과정이 더 친절하고 인간적이어야 했다”며 사과했다.
크리스티나 점보라는 여성은 아예 상사에게 직접 퇴사를 통보하는 순간을 영상으로 담아 틱톡에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고심 끝에 “일 때문에 불행해져서 퇴사하고 싶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상사에게 보내고, 이를 확인한 상사와 전화 통화를 한 뒤 “해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영상에는 2000개 이상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FT는 “‘시끄러운 퇴사’는 회사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상사의 잘못된 대우를 폭로하는 등 고용 환경을 변화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초부터 31만2000명 이상이 대량 해고된 IT 업종, 코로나19 기간 인원 감축으로 최근 업무 부담이 급증한 교사 직군에서 불신과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고가 수월한 미국 기업의 관행이 이런 Z세대들의 움직임으로 인해 바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급여정보 플랫폼 기업 페어컴프의 놀런 처치 CEO는 “‘시끄러운 퇴사’ 열풍은 해고 과정에서 사람들이 인간적으로 대우받아야 한다는 책임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그는 “해고 과정에서 책임자가 참석하지 않거나 적절한 사유를 알려주지 않는 것은 직원 입장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며 “이들은 사회계약이 깨졌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