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아내와의 불륜 관계를 의심해 20대 여성을 둔기로 살해하려 한 3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 박진환)는 22일 살인미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A(33)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동일한 징역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A씨는 아내(32)가 여성 축구동호회에서 만난 미혼 여성 회사원 B씨(29)와 매일 연락하고 집까지 자주 오가는 걸 보고,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게 됐다. 이후 아내의 휴대전화를 훔쳐본 A씨는 B씨가 아내와 동성애 관계라고 확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7일 오전 2시 20분쯤 B씨가 사는 충남 태안군 태안읍의 모 아파트로 찾아가 B씨를 집 밖으로 불러냈고, “내 아내와 그만 만나고, 연락도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말다툼이 벌어졌고 A씨는 B씨를 둔기로 폭행했다.
A씨는 B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현장을 찾아온 아내에게 “나도 죽어버리겠다”고 말한 뒤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공격당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후 경찰은 A씨 아내의 신고를 받고 승용차 동선과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 범행 1시간 후 현장에서 13㎞ 떨어진 서산시 팔봉면 한 도로에서 A씨의 차량을 붙잡았다. 당시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36%로 술에 취한 상태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아내와 외도하는 것으로 생각해 말다툼을 벌이다 욱해서 B씨를 때렸는데, 피가 많이 나는 걸 보고 겁이 나서 자살하려고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미리 둔기를 준비하는 등 범행을 계획했고, 도주하면서 음주운전도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A씨가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고, B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