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러시아 방문 당시 들었던 가방의 진품 여부를 두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와 크리스찬 디올이 열띤 토의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이하 패널)이 20일(현지시간) 펴낸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제재위와 디올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서한을 주고받았다. 대화 주제는 지난 9월 김여정 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러시아 전투기 공장을 찾았을 때 들고 있던 검은색 가방이었다.
김여정의 '명품백' 추정 가방. [사진출처=연합뉴스]
사건의 발단은 해당 가방이 프랑스 고가·사치품 브랜드인 크리스찬 디올의 제품으로 추정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이었다. 제재위는 이것이 안보리가 결의한 사치품 대북 수출 금지 규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기 위해 먼저 디올 측에 사실 관계 확인을 요구하는 몇 가지 질문을 보냈다.
이에 디올은 회신에서 "우리 핸드백 모델인 것으로 강하게 추정되지만 사진만으로는 진품인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사진상 해당 제품은 2019년 2월 첫 출시된 'Sac Lady Dior Large cuir de veau cannage ultramatte noir'로 보인다"며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상시 판매 컬렉션 중 하나로, 유럽과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고 밝혔다.
디올 제품의 대북 공급 네트워크에 대한 제재위의 질문에는 "디올은 사치품의 대북 판매·이전 등 관련 금지 규정을 준수한다"며 "공급 네트워크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다. 아울러 디올은 "북한 인사가 해당 제품을 어떻게 획득했는지 알 수 없으며, 제재 규정 준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판매 형식으로 이전되는 것까지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