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아외과 등 중증 소아 분야, 추가 보상 검토'(종합)

"난이도 고려해 보상…이달 건정심서 논의"
소아 가산수가 적용 연령 상향
수술·응급분야 등도 보완형 공공정책수가 확대

정부가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를 통해 행위별 수가로는 보상이 어려운 영역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소아암, 소아외과 등 중증 소아 분야의 난도가 높은 수술에 대해서는 난이도를 고려해 추가 보상하고, 향후 분만·소아뿐 아니라 수술·응급 분야 등으로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정부는 필수의료의 가치에 걸맞은 보상이 이뤄지도록 보상체계 전반을 개편하는 작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면서 현재 도입 중인 '보완형 공공정책수가'에 대해 설명했다.

정부가 설명하는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는 의료행위의 난이도, 위험도, 시급성, 의료진 숙련도, 대기시간과 같은 진료 외의 소요 시간과 지역 격차 등 행위별 수가로는 보상이 어려운 영역을 추가로 보상하는 새로운 수가 모델이다. 분만과 소아 분야에 우선 도입하고 있다.

박 차관은 "올 1월부터 시행 중인 분만 정책수가는 행위별 수가에서 고려되지 못한 지역과 안전 두 가지 분야에 각 55만원씩 추가 보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정에 없이 긴급히 온콜 대기 중인 의료진을 모으고 병실을 조정해야 하는 응급 분만과 많은 의료진과 시간이 투여되는 고위험 분만 등 기존 수가가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에도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한 결과, 80만원 정도였던 분만 수가는 256만원으로 3배 이상 인상돼 분만 인프라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박 차관은 "향후에는 수요가 적어 유지가 힘든 분만 분야의 의료진과 인프라 유지를 위해 사전에 일정액의 수가를 미리 지급하고 분만 행위에 대해 추가 보상하는 방안도 검토, 추진하겠다"면서 "소아암, 소아외과 등 중증 소아 분야의 난도가 높은 수술에 대해서는 난이도를 고려한 추가 보상 방안을 검토 중이며, 3월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건정심에서는 소아외과 계열 처치와 수술료 281개 항목과 이에 동반하는 마취료에 대해 소아 연령 가산을 대폭 인상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소아에 대한 가산수가 적용연령을 현재 6세 미만에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고위험 산모와 태아 수가 인상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의 전문의 지역수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에 전담 전문의가 충분히 충원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소아 분야뿐만 아니라 수술, 응급 분야 등에도 이러한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일례로 심뇌혈관 질환 응급 수술 시 의사·간호사 등 전문인력이 수술 준비를 위해 대기하는 시간도 보상해주겠다는 설명이다.

대형병원이 병상 수와 인력을 줄이는 등 축소 운영에 들어간 7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쉴새 없이 내원객과 상담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박 차관은 "올 상반기 중 응급 대기, 당직 등 진료 외의 소요 시간에 대한 추가 보상 방안을 마련해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필수의료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사후에 보상하는 지불방식도 도입한다. 중증 소아를 진료하는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필수의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건강보험 손실을 사후에 보전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해당 시범사업은 현재 전체 14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중 13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충분한 보상으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가 적자 고민 없이 난도 높은 소아 진료를 적극 시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권역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내 필수의료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지역 주민에게 제때, 질 좋은 의료를 제공하는 '지역의료 혁신 시범사업'도 시행한다. 시범사업에 선정되는 경우에는 권역별로 3년간 최대 500억원 규모의 지원이 이뤄진다.

박 차관은 "이러한 보완형 공공정책수가와 대안·혁신 지불제도는 과학적 근거자료에 기반한 평가를 통해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를 강화하겠다"면서 "그동안 의료현장에서 느꼈던 불합리한 수가체계를 혁신해 개선할 수 있도록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뜻을 모을 것을 다시 한번 제안한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이날 의대 교수들에게 이탈 전공의가 복귀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응급 등 주요 필수진료과목 의학회와의 만남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오는 21일에는 전문의 처우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한다. 향후 지역의료강화방안 토론회, 건강보험 개선방안 토론회 등 의료개혁 토론회도 일주일에 한 번씩 개최한다"면서 "정부는 의료계와 언제든지 조건 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어 오는 25일 집단사직을 예고한 의대 교수들을 향해 "부디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가벼이 여기지 말고 전공의가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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