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지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수분양자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후분양 확산을 위해 분양가 산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17일 강조했다.
SH공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후분양제는 아파트를 직접 확인한 뒤 청약할 수 있어 수분양자에게 정확한 정보와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후분양 주택의 분양가 산정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후분양은 주택건설 공정이 거의 끝난 뒤 분양하는 제도로 실제 투입한 공사비를 기준으로 분양가격을 산정한다. 이와 달리 선분양은 주택을 짓기 전 분양해 공급자가 제공하는 조감도나 견본주택을 바탕으로 청약을 결정해야 하며, 분양가 산정 시에도 실제 공사비가 아닌 추정치를 활용하기 때문에 투명성과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SH공사는 선분양 시 나타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공정률 90% 시점에서 입주자를 선정하는 후분양제를 시행해왔다. 이를 통해 부실시공이나 자재비용 급등에 따른 시공사의 공사 중단 등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SH공사는 이와 함께 분양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한 공공분양주택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분양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현재는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 등 관련 제도를 바탕으로 분양가를 산정하게 돼 있는데, 이를 공공주택의 품질과 성능 향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후분양·분양원가 공개는 서울시민에게 고품질 및 고성능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정책 방향”이라며 “100년 이상 사용 가능한 건축물을 구현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요청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