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설립 이념 위반’을 이유로 제소한 가운데, 오픈AI는 머스크가 회사를 벗어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오픈AI의 최고전략가(CSO) 제이슨 권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머스크는 자신이 사실상 공동창업한 회사와 현재 연계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머스크가 자신이 떠난 뒤 잘 나가고 있는 오픈AI를 보고 트집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2015년 올트먼, 그렉 브록먼과 함께 오픈AI를 공동창업했다. 그러나 오픈AI의 방향성을 두고 올트먼과 충돌한 뒤 2018년 공동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19년 오픈AI에 130억달러를 투자하고 지분 49%를 확보, 머스크의 자리를 대신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29일 오픈AI와 올트먼이 영리사업을 중단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제기했다.
머스크는 법원에 제출된 소장에서 “이날까지도 오픈AI의 웹사이트는 이 회사의 사명이 AGI(범용인공지능)가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주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계속 공언한다”며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회사로 사실상 변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권 CSO는 “오픈AI는 독립된 회사”라고 반박하며 “우리는 인류 보편의 이익을 위한 범용AI(AGI) 개발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머스크가 오픈AI 초기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소송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특히 머스크가 아직도 이곳에서 과업을 추진하고 있는 여러분 가운데 일부와 긴밀한 협력을 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고 말했다.
권 CSO는 “머스크는 흑심이 있었다”며 “한때 회사 과반 지분을 갖고 자신이 회사를 장악한 뒤, 나중에 테슬라와 합병하는 것이 그의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측 변호인단은 머스크가 2016년부터 2020년 9월까지 오픈AI에 모두 4400만달러 넘게 투자하고 ‘최고 인재’들로 팀을 구성하는 등, 상당한 지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2017년 머스크가 오픈AI에 2000만달러 가까이 지출했다면서 “그 어떤 후원자보다 많은 후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지의 법률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내세운 ‘회사 설립 이념’은 계약이 아닌 합의에 가까운 만큼 그가 승소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을 내놨다. 제임스 드내로 사이퍼로 변호사 겸 수석 기술자는 “이런 일반적인 합의를 잘 정리된 계약인 것처럼 내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법률적으로 무리한 소송”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