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송파구(구청장 서강석)는 코로나19 유행 기간(2020년 1월 20~ 2023년 8월 31일)동안 방역 대응의 기록을 구민과 공유하고 향후 감염병 위기 발생 시 효과적인 대처를 위해 '송파구 코로나19 백서'를 발간했다.
가락시장, 택배회사, 야구장 등 집단발생 현장 역학조사로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고, 야구 선수들을 다 격리하면 남은 경기는 어떻게 되는지, 흡연구역 주변에서 같이 흡연한 사람들도 자가격리를 당해야 하는지 등 어디까지 검사를 시행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상황에 곤란했던 시간이 생생하다. 자가격리 2주간을 감당하기 힘든 자영업자들의 괴로움이 느껴져 괴로운 마음으로 자가격리를 결정하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 (한시적 역학조사관 치과의사)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의사선생님 한 분과 둘이서 검체체취를 한 날이었다. 채취하는 장시간 동안 라텍스장갑 안에 손이 불었고, 검체면봉 부러뜨리고 뚜껑 닫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손톱 끝이 잘려 나갔고, 허리는 끊어질 듯 아팠다. (선별진료소 지원근무 송파구청 주무관)
응급실에 다녀간 환자 한 명이 코로나 확진이라는 연락을 받고 응급실 종사자 35명이 PCR 검사를 시행, 그중 직원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되어 서울시 역학조사반과 송파구 보건소 포함 25명의 직원이 5일간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20시간 넘게 CCTV를 돌려보고 접촉자를 파악했다. 매일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게 해주세요’ 기도하며 출근하던 시기였다. (경찰병원 감염관리실 간호사)
'송파구 코로나19 백서'는 3년 8개월간의 방역 대책, 주요 대응 사례, 다양한 보상과 지원사업 등의 기록을 담았다. 역학조사관, 선별진료소 지원 근무자, 간호사 등 방역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던 직원 생생한 후기부터 코로나19 평가 및 제언 등을 통해 훗날 감염병 대응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송파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확진자 수는 1위를 기록했으나 인구 10만 명 당 확진자 수는 10위, 사망자는 13위를 차지했다.
인구밀도가 높은 상황에서 구민들의 방역 수칙 동참과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감염병 전파를 차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팬데믹에서 엔데믹까지 코로나19 환자 분류변화 13판, 확진자 검사 및 격리 변화 13판, 밀접접촉자 격리 및 검사변화 13판 해외입국자 검사변화 14판 등 수많은 변화를 거치며, 구가 선제적으로 펼친 방역 대책들을 수록했다.
특히, 구는 ▲확진자 동선공개 내용을 인터넷 상에서 삭제하는 제도인 ‘인터넷 방역단’을 전국 최초로 운영해 확진자의 사생활 보호 및 확진자 방문업소 정보공개로 인한 매출 저하 등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힘썼다. 또, 코로나19 장기화에 대응하여 ▲‘바이코로나 앱’을 자체 개발해 선별진료소 이용과 신속한 검사 결과 안내로 구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경영이 어려워진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시행했다.
한 소상공인은 “길에 다니는 사람이 가장 없던 시기다. 손님은 아예 없고 월세 내기조차 힘들어 대출로 겨우겨우 헤어샵을 운영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암울하다”며, “송파구 소상공인 지원사업인 시설개선 프로젝트에 선정돼 100만원 지원금과 전문가 경영 코칭을 받았다. 회계장부는 늘 마이너스고 월세, 대출금에 허덕일 때 한 줄기 빛 같았다”고 후기를 전했다.
'송파구 코로나19 백서'는 지역 내 유관 기관에 배부될 예정이며, 송파구 보건소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해외 유입 감염병이 지속해서 발생, 신종감염병 발생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앞으로도 송파구는 어떤 어려움이 발생하더라도 구민 여러분과 함께 힘을 모아 재난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구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감염병 재난에 적극적인 대응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