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최대 정적' 나발니, 죽기 전 마지막 SNS…'사랑한다'

밸런타인 맞아 아내에게 인스타그램 게시물 올려
나발니 아내 “푸틴 정부는 벌 받을 것”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7)가 교도소에서 사망하기 전 밸런타인데이에 아내에게 사랑을 전하는 SNS 게시물을 마지막으로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나발니가 그동안 교도소에서 자신을 면회하는 변호사들을 통해 SNS에 메시지를 올려 왔다고 보도했다.

가장 최근에 남긴 글은 그가 사망하기 이틀 전인 지난 14일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것으로,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올린 글은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나발니는 해당 게시물에서 ‘우리가 푸른 눈보라와 먼 거리로 인해 떨어져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당신이 매 순간 내 곁에 있다는 것을 느끼고 당신을 더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 썼다.

알렉세이 나발니(왼쪽)와 그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나발니는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며 반정부 운동을 주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혔다. 반부패재단, 시민권리보호재단, 나발니본부 등 그가 설립한 단체는 러시아 당국에 ‘극단주의 조직’으로 지정됐다.

나발니는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2021년 1월부터 복역하다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16일 급사했다.

러시아 연방 교도소 당국은 16일 “나발니가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거의 즉시 의식을 잃었다”며 의료진이 응급조치했지만, 나발니의 사망을 확인했으며 절차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나발니의 측근들은 “최근 그의 건강 상태가 좋았다”며 푸틴 대통령의 5선이 유력한 대통령 선거(3월 15∼17일)를 한 달 앞두고 급작스럽게 사망 소식이 전해진 것에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나발나야는 나발니의 부당한 투옥에 항의하고 러시아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독일에서 개막한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했을 때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푸틴과 그의 정부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남편의 사망을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정말 죽었다면 그들은 우리나라와 내 가족, 남편에게 저지른 일에 대한 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슈2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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