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윤기자
고고한 자태, 그윽한 향으로 봄을 알리는 전령사 매화가 올해는 일찍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
구례 화엄사 화엄매-홍매화·들매화 프로사진 및 휴대폰카메라 사진 콘테스트 출품작 [사진제공 = 화엄사홍보기획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19교구 본사 지리산 화엄사(주지 덕문스님)는 ‘제4회 화엄사 홍매화·들매화 사진 콘테스트’를 25일부터 3월 23일까지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올해 행사는 예년보다 일찍 시작한다. 화엄사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홍매화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서 행사 일정이 지난해보다 2주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화엄사 홍매화는 지난달 24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각황전 옆 화엄매는 앞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4대 매화(순천 선암사 선암매, 강릉 오죽헌 율곡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구례 화엄사 들매화)와 달리 검붉은 꽃을 피우는 유일한 매화"라며 "학술 가치는 물론이고 많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화엄사의 대표 경관으로 자리 잡아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고 지정 사유에 대해 밝혔다.
이번 콘테스트 슬로건은 ‘색을 듣고 소리를 보는 홍매화’다. 프로 사진과 휴대전화 카메라 사진으로 나눠 평가하며 개인당 한 작품을 출품할 수 있다. 심사에는 국내 언론사 사진 담당 부장급 기자들이 참여해 작품성(30%), 완성도·심미성·활용성(30%), 홍보 활용 가능성과 적합성(20%), 독창성·기획 의도 부합성(20%) 등을 평가한다.
구례 화엄사 화엄매-홍매화·들매화 프로사진 및 휴대폰카메라 사진 콘테스트 출품작 [사진제공 = 화엄사홍보기획위원회]
수상작 발표는 4월 23일 오전 9시 화엄사 누리집과 BBS 불교방송을 통해 공지된다. 프로 사진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200만원, 템플스테이 1박 2일 상품권 등을 준다. 휴대전화 사진 수상자에게는 30만∼70만원 상당의 화장품과 템플스테이 1박 2일 상품권을 증정한다.
화엄사 측은 산문 개방 시간인 오전 5시 30분 이전부터 촬영지를 선점하려고 입장하거나 초상권 허락 없이 스님들을 촬영하는 것을 삼가달라고 행사에 앞서 당부의 말을 전했다.
홍매화가 개화하는 매년 3월 초중순에는 그 아름다운 자태를 확인하기 위해 전국에서 몰린 관광객으로 인근 도로가 주차된 차량으로 마비될 정도다. 화엄사 홍보기획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화엄사 이미지 노출로 인한 경제적 가치가 총 82억여 원으로 분석됐는데, 이 중 홍매화가 23억4500여만 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지 덕문스님은 "지리산의 위용과 화엄사의 기운을 담아낸 홍매화는 300여년간 변함없이 꽃과 바람의 향기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 3년 동안에는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국민들에게 크나큰 감동과 힐링을 주었다고 생각하는 만큼, 올해에는 홍매화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일정을 통해 모든 국민이 자연과 환경을 더욱더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엄사는 오는 3월 9일 각황전 앞에서 홍매화 국가유산 천연기념물 지정 기념행사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