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온유기자
'카페 디저트 과일 세척 안 하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한 디저트 카페 아르바이트 직원의 '양심고백'이 커뮤니티를 타고 퍼졌습니다. 무르기 쉬운 딸기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음료나 빵 위에 올라간 딸기는 씻지 않는다는 것인데, 사실 확인 없이 "맞네", "틀리네" 댓글 공방만 이어지면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졌죠.
누구나 한번은 '데코레이션용 딸기'를 맛보셨을 겁니다. 국내 인기 1위 과일인 딸기철을 맞아 카페나 베이커리들이 시즌 메뉴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으니까요. 만약 '카페나 빵집 딸기는 세척을 안 한다더라'는 소문을 접한 적이 있다면, 먹을 때마다 꺼림칙하지 않으셨나요? 잔류 농약이나 미생물을 먹으면 두통이나 식중독까지 일으킬 위험이 있으니 말이죠.
이 소문의 진실이 과연 무엇인지 누구나 가장 쉽게 접하는 카페,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7곳(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컴포즈커피, 할리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에 직접 물어봤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7곳 중 6곳은 매뉴얼을 만들어 '딸기 세척'을 권장하고 있었습니다.
매뉴얼이 가장 까다롭게 갖춰진 곳은 투썸플레이스였습니다. 투썸플레이스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주문 직후 이런 방법으로 딸기를 씻는다고 합니다. ① 흐르는 물에 충분히 세척해 이물질을 제거한다. ② 과일용 세척제를 정해진 농도(100ppm)에 맞게 희석해 소독액을 만든다. ③ 소독액에 테스트 페이퍼를 1~2초 담가 농도를 확인한다. ④ 5분간 침지소독한다. ⑤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세척한다.
투썸플레이스는 이외에도 가맹점에서 쎄니크로나 테스트 페이퍼의 사용기한까지 공지할 정도로 깐깐하게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매뉴얼 배포 시 점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진 자료도 제작해 안내하고 있다"면서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자신했습니다.
이디야커피 역시 투썸플레이스와 비슷한 매뉴얼을 갖고 있었습니다. 물로 딸기의 이물질을 세척한 뒤 소독액을 이용해 침지 세척하고, 5회 이상 꼼꼼히 씻고 있다고 해요.
컴포즈커피는 딸기를 식초와 소금을 푼 물에 1분간 담아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다시 한번 깨끗하게 세척하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현재 데코용 딸기가 올라가는 음료는 없습니다만, 딸기 디저트 생산 공장에는 별도 세척 시설이 있어 꼭지제거-소독-헹굼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뚜레쥬르도 물과 소독액을 이용해 딸기를 씻습니다. 할리스는 음료 및 푸드에 사용되는 모든 생과일을 세척 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일 세척액을 희석한 물에 담궈 침지 세척한 후, 흐르는 물에 2차로 헹궈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단 한 곳만이 '딸기를 씻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놨었는데요. 바로 파리바게뜨였습니다. 오래 진열돼야 하는 베이커리 특성상 신선도 유지를 위해 씻지 않은 딸기를 쓴다는데 대신 '세척 이상의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척하지는 않는데 세척한 것보다 더 안전하다? 어떻게 가능할까요.
우선 파리바게뜨는 흙과 1m 떨어진 높이에서 재배하는 전용 농장을 통해 딸기를 공급받는다고 해요. 그곳에서는 씻지 않아도 되게끔 평소에 플라즈마, 오존살균, CO2 살균 등을 하며 안전하게 품질 관리를 한다고 합니다. 또 빵을 만들기 전 미생물이나 농약, 중금속이 있는지 철저하게 검사해서 이를 통과한 딸기만 사용한다고 하네요.
그런데 최근 딸기 세척 여부 논란이 커지자 파리바게뜨도 2월부터 딸기를 씻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고 합니다. 이제는 파리바게뜨도 1종세제로 딸기를 세척 후 물기를 제거 한 뒤에 사용하는 것으로 안내, 교육하고 있습니다. SPC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해당 매뉴얼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졌고, 단계적 시행을 거쳐 올해 현재는 전 매장에서 세척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