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훈기자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A(88)씨는 최근 주택연금에 가입한 뒤 한시름을 덜었다. 그간 가족의 사업 실패, 질병 회복 등을 돕느라 모아둔 자금을 모두 사용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려왔지만, 주택연금으로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게 돼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올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총 1만3000명, 19조9000억원 규모의 주택연금을 공급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규모(1만1000명, 14조5000억원) 대비 각기 18%, 3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 10월 가입 대상을 주택가격 12억원 이하, 총대출 한도 6억원 이하 등으로 넓히면서 공급과 혜택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10~11월 주택연금 공급 건수는 월 1300건으로 1~9월(1200건) 대비 7% 늘었고, 신규 보증공급액 역시 2조1000억원으로 1~9월(1조8000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월 지급액 역시 평균 171만원으로 17%가량 늘었다.
주택연금 가입자의 소득개선도 큰 폭으로 이뤄졌다. 주금공 자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연금에 가입한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9만원 수준(소득분위 2분위/10분위)으로 나타났고, 주택연금(평균 월 148만원)을 수령한 최종적인 소득은 월 267만원(소득분위 5분위/10분위)으로 두 배 이상 개선됐다.
아울러 올해 상대적으로 빈곤율이 높은 70~80대 고령층의 가입비 중이 보다 확대됐다. 올해 주택연금 지원 대상자 평균연령은 72.1세로 지난해(70.9세) 대비 1.2세 상승했으며, 80세 이상 지원 비중 또한 올해 19.5%로 지난해(15.6%) 3.9%포인트 증가했다.
금융위원회는 “인구 고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소득이 낮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주택으로 노후생계를 걱정 없이 이어갈 수 있는 주택연금 제도가 우리 사회의 안전판으로 정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면서 “보다 많은 국민이 더 큰 혜택을 받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개선이 이뤄질 수 있게 앞으로도 제도개선과 혜택 확대에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