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 마무리
12월 신주 인수 후 본격 통합작업 시작
세계 10위권 초대형 항공사 등극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미국 법무부(DOJ)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마침내 승인했다. 4년에 걸친 양대 항공사 합병이 마무리되며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28일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위해 EC가 제시한 조건부 승인의 선행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다. EC는 대한항공에 모든 기업결합의 선결 요건이 충족돼 심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14개 필수 신고국의 모든 승인을 확보하면서 모든 합병 조건이 충족된 것이다. 2020년 11월 처음 합병을 결정한 이후 4년에 걸친 장정이 마무리됐다.
대한항공은 앞서 공시한 대로 다음 달 20일까지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대금 총 1조5000억원(영구채 3000억원 별도) 중 남은 8000억원을 납입해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 지분율 63.88%인 자회사가 된다. 약 2년 뒤에는 양사를 하나로 통합해 운영할 예정이다.
규모의 경제 달성…초대형 항공사 등극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하면서 대형 항공사(FSC)를 넘어 수송 규모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항공사(메가 캐리어)로 등극하게 됐다. 양사 실적을 단순히 더하면 지난해 말 기준 매출 규모는 23조7351억원, 영업이익 2조4100억원에 달한다. 양사가 보유한 항공기는 239대(2024년 10월 말 기준)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세계 항공운송 통계(WATS)에 따르면 2021년 이미 대한항공 홀로 21위를 차지했다. 아시아나와 합병 이후 15위권에 오르게 된다.
여객과 화물 모두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면서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장 등에 있어 한층 강해진 협상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세계적으로 신규 항공기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규 도입 효과를 즉시 누릴 수 있다. 추가 항공기 도입에서도 더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항공기 제작사들이 밀린 주문에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물량이 큰 항공사부터 우선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수요가 늘어난 화물 사업도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부를 내년 1월 에어인천에 매각할 예정이지만 이미 대한항공 화물사업부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앞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당시 화물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2021년 기준 화물 운송 실적을 나타내는 지표인 화물톤킬로미터(CTK)가 104억3000만㎞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인력 재편·마일리지 통합 등 다양한 과제 풀어야
대한항공은 우선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두고 2년간 독립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기간 합병 회사의 새 기업이미지(CI), 비행기의 새 도장, 각종 근무 제도와 인력 구성 등을 정비할 예정이다. 그 뒤에 양사를 하나로 통합해 운영할 예정이다.
인력 재편은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양사의 인력은 올해 3분기 기준 총 2만6110명이다. 종업원 수 기준으로도 세계 10~15위권이다. 독립 운영 기간에 우선 대한항공의 임직원들이 아시아나항공에 파견돼 기업문화와 업무 절차 등을 효율화하는 작업을 거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두 회사의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서울 등으로도 인력이 재배치될 수도 있다. 그 밖에 양사의 마일리지 제도에 대한 설계 작업도 진행될 전망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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