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내년에도 일본 엔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 제프리스에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을 경계하는 의견이 나왔다.
2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브래드 벡텔 제프리스 글로벌 외환 부문 책임자는 엔화 상승세가 거의 끝나간다고 전망했다. 엔화가 11월 저점 대비 6% 이상 상승했지만, 지난 1년간 기관투자가들이 엔화에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면 하락하는 패턴을 보였기 때문이다.
벡텔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와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i> </i>사이클에 대한 희망을 바탕으로 시장은 내년에 엔화 가치가 높다고 믿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현재 통화 시장에 대한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BOJ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끝낼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Fed가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정책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등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금리 차이가 줄어 엔화 가치가 상승한다.
그러나 BOJ가 이날 공개한 12월 금융정책 결정 회의 의사록 요약본에서 경기 부양책 축소를 서두르지 않는다는 내용이 나온 뒤 엔화는 약세를 보인다. 앞서 지난 25일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주최 행사에 참석해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강화되고 연간 2% 물가 안정 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할 가능성이 충분히 높아진다면 통화정책 변경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발표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5월 이후 7개월 만에 엔화 매수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벡텔은 이 같은 투자자들의 롱포지션에 대해 "엔화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올해 1월과 3월에 봤던 것처럼 고점에 도달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산운용사가 올해 1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 엔화 매수에 나섰을 때 엔화가 달러 대비 2% 약세를 보였다. 이들이 3~5월 엔화 강세에 베팅했을 때는 엔화 가치가 0.2% 하락했다.
엔화는 올해 달러 대비 8% 하락했다. 10개 주요 화폐 중 가장 낙폭이 크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달러·엔 환율은 142.62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