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기자
올해 3분기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이 1년 사이 4조원 넘게 불어났다. 대출 증가분의 대부분은 주로 '급전'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보험계약대출이었다. 각종 대출의 연체율도 두배 가까이 오른데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건전성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보험사 대출채권 잔액은 273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3000억원가량 늘어났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8000억원 감소했다.
문제는 가계 대출이다. 가계대출 규모는 13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2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4조8000억원가량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가계 대출 중에서도 '급전' 수요인 보험계약대출이 크게 늘었다. 보험계약대출은 가입한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 해지환급금의 79~95%를 빌리는 대출 상품이다. 신용등급 조회 등 심사 절차가 없고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언제든 상환할 수 있다. 통상 신용도가 낮아 은행 대출 이용이 힘들거나 현금 흐름이 불안정한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
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보험사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9000억원가량 늘어났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92.9%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분 1000억원이나 신용대출 증가분 7000억원을 압도하는 규모다.
연체율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올해 3분기 말 보험사 대출채권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7%로 파악됐다. 지난해 3분기 0.23%보다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연체율이 오름세다.
가계대출의 경우 연체율은 0.48%로 전년 동기 대비 0.19%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 연체율은 0.31%로 전년 동기 대비 0.13%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이외 대출의 연체율은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0.43%포인트 튀어오르며 연체율이 1%를 넘은 1.16%를 기록한 것이다.
기업대출 연체율도 급등했다. 3분기 말 기준 0.46%로 1년새 2.3배 올랐다. 기업 체급 차이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대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0.15%에서 올해 3분기 0.13%로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0.23%에서 0.61%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부실채권 비율(고정이하 여신비율)도 함께 오르고 있다. 대출 전체로는 0.42%로 지난해 3분기 말 0.27% 대비 0.15%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은 0.39%로 전년 동기 대비 0.12%포인트 올랐고, 기업대출은 같은 기간 0.17%포인트 상승한 0.44%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중에서도 주담대 이외 대출의 부실채권 비율은 1년 사이 두 배가량 오른 0.97%로 1%에 육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내외 경기변동성 확대로 인한 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비해 건전성지표를 지속 점검할 계획"이라며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고 부실자산도 조기 정상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