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원기자
유해 물질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애경산업이 제조사인 SK케미칼을 상대로 '관련 국외 소송에 투입된 비용을 보전하라'며 낸 소송에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정찬우 부장판사)는 7일 애경산업이 SK케미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6억4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SK케미칼은 애경산업이 미국에서 제기된 소송과 관련해 화해·판결·결정 등으로 부담하게 된 손해배상금 상당의 돈을 지급·보전할 의무가 있다"며 애경 측 손을 들어줬다.
앞서 애경산업은 2001~2022년 SK케미칼과 물품 공급계약과 제조물책임(PL) 계약을 체결하고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했다. 계약에는 "SK케미칼이 제공한 상품 원액의 결함으로 제삼자의 생명, 신체, 재산에 손해를 끼친 사고가 발생하면 SK케미칼이 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며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한다"고 명시됐다.
원료물질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의 유해성이 드러난 뒤 미국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사망한 피해자들의 유족이 애경산업과 SK케미칼, 현지 유통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로 인해 소송 비용이 발생하자 애경산업은 앞서 체결한 계약에 따라 SK케미칼이 상품 결함에 대한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며 36억여원의 소송 비용 등을 보전하라는 소송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