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 사장 최종후보 2인에 이명순·황의탁

공직자윤리위 취업승인 받지 않고 지원
절차 무시 '모피아' 내정설 논란

SGI서울보증보험 차기 사장 최종 후보 2인으로 이명순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 황의탁 SGI서울보증 전무로 추려졌다. 아직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취업심사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당국 전 간부가 최종 후보로 선정돼 '내정설' 논란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GI서울보증보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일 신임 사장 선출 공모 서류심사를 마치고 면접 심사 대상자 2명을 추렸다. 면접 대상 최종 후보로는 이 전 부원장과 황 전무로 결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부원장은 대구 대륜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금융감독위원회,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을 거쳐 지난달까지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맡았다. 황 전무는 1964년생으로 1991년 SGI서울보증에 입사한 이후 30년 넘게 재직한 내부 출신이다. 순환보직이 원칙인 조직 특성상 영업과 인사 등 여러 직무를 두루 경험했다. 강서본부장, 경원본부장 등을 거쳐 2020년 말부터 영업지원총괄 전무를 맡고 있다.

이중 이 전 부원장의 지원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내정설이다.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약 10년간 SGI서울보증 사장을 맡았던 3명 중 2명(최종구, 유광열)이 금감원 수석부원장 출신이다. 앞서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이 전 부원장의 SGI서울보증 사장 내정설에 대한 질의가 있을 정도였다. 당시 이복현 금감원장은 SGI서울보증 사장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 전 부원장은 SGI서울보증 사장 공모 마감 이틀 전인 지난달 22일 사직했다.

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 승인 문제도 있다. 공직자윤리법 제 17조에 따르면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직원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에는 취업할 수 없다. 다만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취업 심사 승인을 받으면 취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전 부원장은 아직 취업심사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11월 신청분 심사결과에는 이 전 부원장 내용이 없었다. 이달 신청분에 대해서는 오는 20일 이후 결과가 나온다. 결국 아직 취업 자격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했고, 최종 면접 대상자로도 선정된 셈이다. 공직자윤리위의 취업 승인은 사후에 받는 조건부 선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모피아' 밥그릇 지키기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이미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통합해 1998년 SGI서울보증으로 출범한 이후 현재까지 역대 사장 8명 중 5명이 행정고시로 입직한 금융관료 출신이거나 금감원, 한국은행 출신이었다. 금감원 부원장 출신도 3명이다. SGI서울보증이 내년 초까지 이뤄지는 금융 유관기관의 수장 교체의 시작점인 만큼 앞으로도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명·손해보험협회장에는 이미 금융관료 출신이 올랐고 당장 한국거래소 이사장부터 내년 초 보험연수원,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증권금융 모두 모피아가 차지할 것이라는 소문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라며 "공적과 상식에 맞는 선임 절차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했다.

경제금융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