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옥스퍼드 선정 올해의 단어 '리쯔'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을 발간하는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4일(현지시간) '리쯔'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리쯔(Rizz)'는 이성에게 로맨틱·성적 끌림을 유도해낼 수 있는 매력·능력·스타일·호감 등을 뜻하는 말이다. 영미권의 Z세대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는 신조어다.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의 인기 스트리머(인터넷 방송인)인 카이 세나트가 2021년 실시간 인터넷 방송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스파이더맨 : 노웨이홈'에 함께 출연한 젠다이아와 톰 홀랜드. [사진=연합뉴스]

캐스퍼 그래스월 옥스퍼드사전 대표는 "올해의 단어 리쯔는 인터넷 문화에서 파생된 단어와 문구가 점점 더 일상적인 언어의 일부가 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서 "지난 몇 년간 어려운 시간을 보낸 뒤 사람들이 자신이 누군지에 대해 자신감을 찾은 올해의 분위기도 대변한다"고 말했다. 옥스퍼드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리즈의 언급량이 약 15배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리쯔는 영어단어 '카리스마(Charisma)'의 중간 음절만 떼어다 만든 줄임말로 알려져 있다. 카리스마 유래설을 따른다면, 리쯔는 여성보다는 남성의 매력을 주로 뜻하게 된다. '묘한 매력이 있다(have rizz)', '이성을 유혹하다(rizz up)' 등으로 표현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월 리쯔와 같은 신조어가 확산되면서 부모나 교사들이 젊은이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학교에서 한 학생이 본인이 '리쯔가 있냐'고 물어봤는데 말문이 막혔다"는 한 현지 고등학교 교사의 인터뷰도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Game(게임)'의 새로운 버전으로, 자신의 매력이나 기량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사로잡을 때 사용하는 단어라면서 틱톡에서 리쯔 해시태그(#Rizz)가 달린 영상의 조회 수가 수십억회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6월 스파이더맨으로 유명한 배우 톰 홀랜드(27)가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자친구인 배우 젠다이아와 만난 과정을 설명하며 "나는 리쯔가 전혀 없다. 긴 과정을 거쳐서야 젠다이아와 만날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이 단어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리쯔와 함께 '올해의 단어' 최종 후보에는 미국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열렬한 팬을 뜻하는 '스위프티(Swiftie)', 비공식적인 연애나 성적 관계를 뜻하는 '시추에이션십(situationship)',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대한 지시를 뜻하는 '프롬트(prompt)' 등이 올랐었다.

그 외 연애 상대 혹은 잠재적 연애 상대가 지루하고 재미없는 사람임을 일컫는 '베이지 깃발(beige flag)', 특정 물건의 소비를 줄이거나 삼가라고 독려하는 행위인 '디인플루언싱(de-influencing)', 특정 지역에 지속적으로 고기압이 형성돼 더운 공기가 갇히며 폭염을 일으키는 현상인 '열돔(heatdome)', 연예인과 팬의 관계처럼 한쪽만 상대방에 대해 일방적인 친근감을 형성하는 관계를 표현한 '파라 소셜네트워크(parasocial)' 등의 단어도 후보군에 포함됐었다.

정치부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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