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혁명](81)모두가 즐기는 AI 만드는 크래프톤

게임사 크래프톤의 인공지능(AI) 개발 철학은 ‘재미’다. 모두가 AI를 즐길 수 있어야 하고, AI는 게임에 혁신적인 재미를 불러와야 한다. 크래프톤은 이 목표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그리고 곧 실제 사람과 주고받는 수준의 대화를 AI와 주고받으며 함께 게임을 즐기는 순간이 찾아온다.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AI 연구 조직 ‘딥러닝 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김창한 대표가 초기부터 직접 참여해 사업을 이끌 정도로 AI 연구 및 활용에 많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AI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딥러닝 본부는 다양한 AI 기술을 개발해 게임에 적용하고 있다. 섬세한 감정과 목소리로 문장을 읽어주는 TTS 모델과 캐릭터(페르소나)와 대화 내용을 길게 유지하며 사람처럼 대화하는 챗봇, 사람 얼굴을 다양한 형태의 스타일로 변환해 3D 아바타로 생성하는 기술 등을 개발했다.

크래프톤 대표작 ‘PUBG: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은 AI와 팀을 만들어 플레이하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를 가능하게 할 기술이 ‘버추얼 프렌드’다. 여기엔 챗GPT 수준의 자연어 처리 및 언어모델이 적용돼 실제 사람 수준의 대화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또 STT(대화를 문장으로 바꾸는 기술)와 TTS를 통해 음성 또는 문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게임 플레이 AI' 기술도 접목해 스스로 게임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엔 ‘버추얼 프렌드’가 게임에 적용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대표작 ‘PUBG: 배틀그라운드’에서 사람이 아닌 AI와 같은 편으로서 적과 싸우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렇게 되면 ‘애나, 핑 찍어둔(지정한) 곳에 적 있는지 확인해. 위니는 나한테 에땁(저격용 총 이름) 건네줘’와 같은 명령으로 AI와 실시간 소통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된다면 AI에 누가 더 효율적인 명령을 내릴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또 다른 게임의 재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AI 딥러닝 적용하면 고전적인 게임플레이 방식을 깰 수 있다”며 “4명이 함께 하는 게임의 경우 비록 게이머 혼자 플레이하지만 나머지 3명의 친구와 함께 게임을 하는 것처럼 AI가 실시간으로 문자와 대화를 건네며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 가상인간 제작 과정 모습

크래프톤은 AI가 게임의 재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6월 신규 독립 스튜디오 렐루게임즈를 설립했다. 딥러닝 게임 제작 경험과 아이디어를 신작 개발에 적용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첫 번째 프로젝트로 7월 '푼다: AI 퍼즐(FOONDA: AI Puzzle)'을 선보였다. 딥러닝이 퍼즐 스테이지를 생성해 이용자들에게 초개인화된 퍼즐 경험을 제공해 호평받았다. 앞으로 음성인식을 이용한 게임의 재미를 찾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AI를 미래 산업을 좌우할 차세대 기술로 꼽아 전사 업무에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AI에 대한 모든 임직원의 이해도와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업무 생산성과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취지다. 올해 3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챗GPT, 디퓨전, 코파일럿 등 딥러닝 솔루션 이용료 일체를 지원하는 한편, 딥러닝 본부에서 자체 제작한 AI 툴과 매뉴얼을 배포해 '딥러닝 기술'을 다양한 업무 상황에 맞춰 빠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전체 직원의 90% 이상이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단순히 AI 개발에만 힘쓰지 않는다. 건강한 AI가 될 수 있는 노력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4월 ‘크래프톤 AI 윤리위원회(이하 AI 윤리위원회)’를 설치했다. AI 연구나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다. AI윤리위원회는 AI 윤리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숙의와 토론을 위해 여러 조직의 구성원들(법무 팀, 데이터 팀, 프라이버시 팀 등)이 자원하는 방식으로 인원을 구성했다. 이들은 매월 정기적인 라운드 테이블을 진행해 AI 윤리 준칙과 강령을 수립하고, 다양한 AI 윤리 문제나 사례를 논의한다.

산업IT부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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