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보]도심 속 선인 따라 사색해보기…성북동 한바퀴

오늘의 걷기 코스는 성북동으로 가본다. 성북동 뒷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역사와 문화 관련 선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다.

서울 성북구 길상사를 찾은 시민들이 단풍을 바라보며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코스의 출발지점은 성북동에 위치한 사찰 길상사다. 길상사는 1960년대 말~1980년대 초까지 고급 요정이었던 대원각을 절로 탈바꿈한 곳이다. 길상사는 사찰 및 불도 체험과 수련회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도심 속 문화공간의 역할도 해내고 있다. 특히 가을철에는 단풍이 아름다워 관광객들이 몰린다. 길상사는 삼각산 남쪽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데, 도보로 이동이 어렵다면 마을버스를 타고 길상사까지 갈 수 있다. 성북 2번 마을버스가 한성대입구역과 길상사를 잇는다.

다음은 사적 제83호인 선잠단지로 가본다. 선잠단지는 조선 시대 때 중국 고대 황제의 황비 서릉씨를 누에신(잠신)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당시에는 옷감 짜기가 중요한 생활수단으로 꼽혔기에 이 같은 제사를 지냈다고 전해진다. 선잠단지는 1908년 신위를 사직단으로 옮기면서 지금은 그 터만이 남아있다.

이어서 최순우 옛집으로 향할 차례다. 최순우 옛집은 미술사학자이자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었던 최순우 선생이 1984년 작고할 때까지 살았던 한옥이다. 한국미에 대한 안목을 가졌던 최순우 선생은 이 집에 본인이 생각하는 한국적 아름다움을 담으려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에는 최순우 선생의 딸이 거주하다가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2002년 시민 성금으로 매입한 뒤 보수와 복원을 거쳐 2004년 4월부터 일반에 개방했다. 옛집의 안채 대청과 사랑방에는 최 선생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종석 가옥을 거쳐서 이어지는 곳은 심우장이다. 심우장은 만해 한용운 선생이 3.1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뒤 인생의 마지막을 보낸 곳이다. 한용운 선생은 조국의 독립을 단 1년 앞둔 1944년 이 집에서 눈을 감았다. 심우장에는 한용운 선생이 쓰던 방이 그대로 복원돼있는데, 그의 글씨와 연구논문집, 옥중공판기록 등이 있다. 마당에는 소나무와 향나무가 있는데, 성북구에서 지정한 아름다운 나무로 꼽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상허 이태준 가옥에서 오늘의 걷기 코스가 마무리된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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