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 허리띠 졸라맸지만…9월까지 나라 살림 70.6조 적자

월간 재정동향 11월호
국가채무 1099.6조원

올해 9월까지 나라살림 적자가 70조원을 넘어섰다. 적자 규모는 전월 대비 4조6000억원 악화하면서 정부 목표보다 12조원 이상 웃도는 상황이다. 국가채무(중앙정부 기준)는 월별 국고채 발행·상환에 따라 전월보다 10조4000억원 감소한 109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8월 말 기준 국가채무는 사상 처음으로 1100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11월호)'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관리재정수지는 70조6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사회보장성기금을 뺀 수치로 전반적인 나라살림을 나타내는 지표다. 적자 규모는 8월 말 66조원에서 한 달 만에 4조6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1조2000억원 개선됐다.

기재부는 국가채무의 경우 연말께 정부 전망치(1101조7000억원)를 수렴할 것으로 관측했지만, 관리재정수지 예측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감소한 지 2개월 만에 다시 늘어나면서 올해 정부 전망치(-58조2000억원)를 상회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관리재정수지의 경우 지속적으로 세출 여건이 변화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연말 악화하거나 개선된다고 확정 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정부 전망치를 웃도는 배경에는 경기 악화에 따른 정부 수입 감소의 영향이 크다. 국세와 세외수입이 줄면서 총수입이 436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조9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국세수입은 26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조9000억원 줄었다. 부동산 거래 위축과 기업실적 부진 등으로 소득세(-14조2000억원), 법인세(-23조8000억원), 부가세(-6조2000억원) 등이 모두 쪼그라든 탓이다. 세외수입의 경우 한국은행 잉여금 감소 등 여파로 2조8000억원 줄어든 2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국가 빚은 소폭 줄었다. 9월 말 기준 총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68조5000억원 감소한 467조5000억원을 기록했고, 중앙정부 채무 역시 1099조6000억원으로 지난달보다 10조4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결산채무(1033조4000억원)보다 66조1000억원 늘어난 규모지만, 올해 말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월간 재정동향의 국가채무는 중앙정부 채무만을 의미하며 지방정부 채무는 연 1회 산출해 발표한다.

지난달 국고채 발행 규모는 10조5000억원, 경쟁입찰 기준으로는 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국 통화긴축 장기화 전망 등으로 상승했던 국고채 금리는 최근 미국 재무부의 장기국채 발행 속도 조절 발표 등으로 하락했다. 1~10월 국고채 발행량은 154조8000억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167조8000억원)의 92.3% 수준이다.

기재부는 지속적인 국고채 상환으로 연말에는 정부 전망치 수준으로 채무액이 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2014년 이후 9월이 지나면서 연말에 대부분 전망치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지난달 대규모 상환이 이뤄져 9월 기준 전체 국고채와 채무가 줄면서 올 연말 중앙정부 채무는 본예산(1101조7000억원)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세종중부취재본부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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