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서율기자
전국 곳곳에서 빈대가 출몰하자 시민들이 외부 활동을 줄이거나 옷 관리를 하는 등 개인 방역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공유 중인 일부 방역 정보는 아예 잘못된 정보이거나 인체에 유해한 방법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시민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빈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서울 시내 '호캉스'(호텔에서의 휴식)를 위해 호텔을 예약한 한모씨(30·여)는 예약 취소를 고민하고 있다. 한씨는 "온갖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인 만큼 빈대에 노출될 위험성도 크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안모씨(27·여)는 외출 후 집에 들어가기 전 옷을 털고 들어간다. 고온이 빈대를 잡는 데 효과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외투는 스타일러, 다른 의류는 건조기를 돌리고 있다. 안씨는 "직물로 된 지하철 의자에는 절대 앉지 않는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빈대 방제 방법을 물리적·화학적 두 가지로 분류했다.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물리적 방법은 ▲스팀 고열을 빈대가 서식하는 가구 틈과 벽 틈에 분사 ▲청소기의 흡입력을 이용해 제거 ▲오염 직물 50~60도 건조기에 30분 이상 처리 등이 있다. 화학적 방법은 살충제 분사다.
그러나, 잘못되거나 인체에 유해해서 절대 실행하면 안 되는 방제 정보도 적지 않다. 규조토 가루를 뿌리면 빈대가 퇴치된다는 것이 대표적으로 위험한 정보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안전환경학과 교수는 "방제 방법은 효과는 확실해야 하고, 사람에게 안전해야 한다"면서 "규조토는 인체에 유입되면 확실하게 유해한 물질로, 사람이 규조토 분말을 흡입하면 규폐증(규사 등의 먼지가 폐에 쌓여 흉터가 생기는 질환)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구입해서 실내에 뿌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빈대 천적이 바퀴벌레’라거나 ‘계피나 허브를 비치해놓으면 된다’는 등도 잘못된 정보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계피는 모기 기피제로는 쓰이지만, 빈대에 효과가 있다고 증명되지 않았다"며 "허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바퀴벌레 천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빈대와 바퀴벌레는 계급성 곤충이 아니며 빈대는 침대, 바퀴벌레는 주방에 사는 등 서식처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민 불안을 막기 위한 올바른 정보 공유와 함께 빈대 방제에 필요한 연구가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최근 해외에서 들어온 빈대는 우리나라에 없는 반날개빈대이며 빈대가 유입된 나라에서 어떤 살충제를 썼느냐에 따라 저항성을 가지는 성분이 다르다"며 "정부는 현재 이 빈대가 피레스로이드계에 저항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데, 유기인계, 카바메이트계 등 살충제에 쓰이는 다른 계열 성분에도 저항성을 보이는지 빠르게 확인하고 방제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