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김현정특파원
중국에서 애플 아이폰15 판매량이 종전 시리즈 대비 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중국 화웨이의 신제품 판매량은 눈에 띄는 성장을 거뒀다.
블룸버그 통신은 30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GfK의 데이터를 인용, 애플의 최신 아이폰 시리즈인 아이폰15는 출시(9월22일) 후 한 달 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6%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모바일 관련 시장조사업체 IDC는 3분기 애플의 출하량이 4%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으며, 두 기관 모두 출시 후 화웨이의 신제품이 시장의 관심을 받은 것이 주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GfK에 따르면 앞서 출시된 화웨이의 최신 기종 스마트폰 메이트60 시리즈는 출시 한 달 만에 150만대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신제품 출시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중국 정부가 일부 기관과 국영기업에 업무 중 아이폰 사용을 금지하면서,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헤이든 허우 GfK 중국 수석 분석가는 "화웨이의 강력한 성장세를 배경으로 애플 아이폰 판매량이 6%의 감소세를 기록했다"면서 "화웨이 메이60 시리즈는 앞으로도 강력한 판매 모멘텀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전에 본사를 둔 화웨이는 아이폰의 신제품 출시에 앞서 메이트60 시리즈를 전격 출시했었다.
아이폰15 시리즈는 출시 한달만에 할인 판매에 들어가면서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은 바 있다. 현지 전자상거래업체 타오바오는 아이폰 15와 15플러스가 각각 공식 소매가보다 약 800∼900위안(약 15만∼17만원) 할인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른 쇼핑몰 핀둬둬에서도 아이폰 15는 5198위안(약 96만원)으로 소매가보다 801위안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카운터포인트는 미국의 규제에 따른 공급 제한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의 올해 메이트60 프로 판매량이 최소 500만대에서 최대 6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화웨이가 총 판매한 스마트폰이 2200만대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중국 사업 부진은 애플의 글로벌 실적에도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이 애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로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 번째다. 중국 신화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을 방문해 현지 애플 스토어와 주요 공급업체를 찾은 뒤, 18일과 19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딩쉐샹 국무원 상무부총리 등을 잇달아 만났다. 팀 쿡 CEO의 중국 방문은 지난 3월에 이어 약 7개월만이자 올들어 벌써 두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