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지상전에 금값 3개월만 2000달러 돌파…유가도 변동성 커져

2~3% 급등했다 소폭 하락
안전자산 금값도 2000달러 상회

이스라엘이 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해 지상군을 투입하면서 중동 정세가 악화하자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중동 전반으로 확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개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29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물 가격은 배럴당 88.63달러(한국시간 30일 오전 9시50분 기준)로 전장대비 0.63% 하락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물 가격도 84.81달러로 0.85% 반락했다.

지난 28일 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시 소식과 함께 국제유가는 2~3% 급등한 상황에 가격 급등에 따른 관망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는 지난 7일 하마스의 대규모 민간인 테러로 촉발된 전쟁이 이스라엘의 보복전으로 번지고, 분쟁이 아랍권 주변국으로 확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칸 유니스에서 주민들이 건물 잔해를 헤치며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신화연합뉴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유가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UBS 그룹의 원자재 분석가인 조반니 스타우노보는 블룸버그 통신에 "확전에 따른 우려가 국제유가 상승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도 "(개전 이후) 실제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부재한 만큼 이번 주 초까지는 유가가 (상방)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주말 사이 지상전 단계에 들어가면서 전쟁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하마스와 관계에 선을 그었던 이란이 이스라엘에 "레드라인 넘었다"며 대응을 경고하고 나서면서 중동 정세는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현재 시리아·레바논 등 접경지대에서는 교전이 발생했고,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도발로 무역 불안까지 가중되고 있다.

이란이 참전하거나 세계 원유 수송 핵심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글로벌 유가 쇼크가 닥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학교 하스에너지연구소의 버클리 하스 교수는 "불확실성이 너무 커지고 있다. 앞으로 상황이 매우 빠르게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양측 사상자가 만명을 향해 가고 있어, 이번 사태가 중동전쟁으로 확전되지 않더라도 연말까지 유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는 콜옵션에 대한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확전 우려 속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 가격도 뛰고 있다. 싱가포르 금 거래소에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 현재 전장대비 0.83% 상승한 2014.95달러를 기록하는 등 20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지난 7월(2019.60달러) 이후 3개월 내 최고 수준이다. 금 가격은 지난 7일 이·팔 전쟁 개전 이후 현재까지 9% 이상 상승했다.

국제1팀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