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 품절, 품절…'다이소, 화장품 싹 바뀌니 확 떴네'

화장품 브랜드 강화…19개 브랜드 운영
'VT리들샷'·'태그쿠션' 등 품절 잦아
저렴한 가격, 인지도 높은 브랜드 입점 주효

생활용품 매장인 다이소가 ‘화장품 천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유명한 뷰티 업체들을 속속 입점시키며 소위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의 화장품 백화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다이소 매장. ‘VT리들샷’ 자리엔 제품 그림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매대 앞에서 다른 제품들을 뒤적거리자 한 직원은 "리들샷을 찾는 거면 지금은 없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와서 물어보니까 뭘 찾는지 알겠다"고 웃어 말했다. 물건이 언제 들어올지 묻자, "말일 정도로 알고 있다. 저렇게 자리까지 마련해 놓았는데 곧 들어오지 않겠냐"고 답했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다이소 매장 모습. VT브랜드 매대 'VT리들샷' 제품 코너가 텅텅 비어있다. [사진=이민지 기자]

‘VT리들샷 100/300 페이셜 부스팅 퍼스트 앰플’은 최근 소셜 미디어 및 유튜브에서 큰 관심을 받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뷰티업체 VT코스메틱에서 출시됐으며, 이전에는 화장품 멀티숍인 올리브영에서도 홈 케어 제품으로 유명했다. 이 제품이 다시 화제를 모으는 이유는, 한 병(50mL)이 3만원 이상에 판매됐던 제품을 다이소에서 12mL(2mL*6개)에 3000원이라는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제품과 성분 비율이 완전히 동일하진 않지만,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후기가 이어지며 출시된 지(이달 9일) 두 주 만에 초도 수량이 모두 판매됐다.

다이소 화장품이 주목받는 것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시중에 잘 알려진 브랜드 제품들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름 모를 브랜드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화장품 멀티숍에 입점한 업체들이 다이소에 입점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네이처리퍼블릭 ‘식물원’을 시작으로 JM솔루션, 다나한, 동국제약 ‘마데카21’, 린제이, 에이블씨앤씨 ‘어퓨’, 투쿨포스쿨 TAG(태그), 클리오 ‘트윙클팝’, 조성아 뷰티 브랜드 ‘초초스랩’, 이넬화장품 ‘입큰’ 등 총 19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다이소의 균일가 정책(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덕분에 어떤 제품도 5000원 이하로 구입할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제한된 10대와 20대 초반 학생들에게는 다이소가 ‘제2의 올리브영’이자 백화점인 셈이다.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다이소 매장, 태그 쿠션 제품이 모두 팔려나가 실제 제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이민지 기자]

다이소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뷰티업체들은 새로운 브랜드 홍보 기회를 얻고 있다. 음영 메이크업(쉐딩)으로 유명한 투쿨포스쿨의 경우, 최근 다이소 채널 한정으로 ‘태그’ 브랜드 제품을 입점시켰다. 이 브랜드는 2021년에 태그 쿠션, 아이팔레트 등을 선보였지만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이소 한정 브랜드로 ‘태그 커버 쿠션(3000원)’ 등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역대급 가성비 제품’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같은 날 방문한 다른 다이소 점포에서는 태그 커버 쿠션 제품이 모두 팔려 비어있었다. 해당 점포 직원은 "3주 전에 물건 들어 오자마자 모조리 나가고 지금은 구할 수 없다"며 "어린 학생도 학생이지만 50, 60대분들도 이 쿠션 좋다며 언제 들어오는 거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영향에 힘입어 다이소 기초, 색조화장품의 매출은 1~8월 전년 대비 약 160% 정도 신장한 상태다. 다이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홈 뷰티 시장이 확장하면서 가성비 높은 화장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주효했다"며 "브랜드 입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통경제부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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