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주기자
18일 한국 증시는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탓이다. 여기에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 규제를 추가로 발표하면서 미국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전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11포인트(0.04%) 오른 3만3997.65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43포인트(0.01%) 내린 4373.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4.24포인트(0.25%) 하락한 1만3533.75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9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7% 증가한 70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2%를 0.5%포인트나 상회한 수치다. 미국의 소매 판매가 둔화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지난달에도 탄탄한 소비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 전체 소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소매 판매는 미국 경제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평가 지표다. 미국 소비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이 더 강하고 오래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됐다.
이에 미국 국채수익률이 반응했다.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은 전일 대비 각각 11bp(1bp=0.01%포인트), 13bp 상승한 5.21%, 4.83%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06년, 2007년 이후 최고치다.
반도체 추가 규제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전에 발표했던 중국 수출통제 조치 때보다 사양이 낮은 인공지능(AI) 칩에 대해서도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후 엔비디아 주가가 5% 가까이 급락하는 등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발표에는 엔비디아의 저사양 AI칩인 A800과 H800이 수출 통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다.
이를 고려하면 한국 증시도 하락 출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0.1%~0.3%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엔비디아 급락이 한국 증시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장중 발표 예정인 중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과 소매 판매, 산업생산 등 실물 경제지표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 미국의 대중 AI 수출 추가 통제에 따른 AI 주 약세 등 하방 요인과 3분기 실적시즌 기대감, 환율 하락 등 상방 요인이 혼재된 상황"이라며 "장중 중국 실물 경제 지표를 소화해가면서 제한된 주가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