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호주의 한 여성이 피임 기구 때문에 죽을 뻔한 위기를 넘겼다. 팔에 삽입하는 형태의 피임 임플란트 때문이다.
영국 더선 등은 최근 호주에 사는 22세 여성 클로이 웨스터웨이의 사연을 보도했다.
웨스터웨이는 2년 전 멜버른의 한 여성 클리닉에서 팔에 임플란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했다. 이는 매달 배란을 멈추기 위해 혈류에 프로게스테론을 방출하는 길이 4cm가량의 플라스틱 막대다. 웨스터웨이는 15세 때도 임플란트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웨스터웨이는 심한 신경통, 속쓰림, 두근거림과 구토 증상에 시달렸다.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지만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일단 증상 완화를 위해 임플란트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의료진은 팔에서 임플란트를 찾아내지 못했고, 몇 차례 검사 결과 임플란트가 심장의 폐동맥 인근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임플란트는 심장의 오른쪽 심실로 이동한 뒤 왼쪽 심실로 옮겨간 것으로 파악됐고, 자칫하면 이 때문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었다.
웨스터웨이는 “의사들도 크게 놀랐다”며 “그들도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다며 당황해서 무척 두려웠다”고 밝혔다.
임플란트는 언제든 제거가 가능하며 피임 성공률도 높은 현대적인 피임법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식 후 사용 방법이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고, 시술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서 환자의 부담이 비교적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2019년 영국 의약품규제청(Medicines and Healthcare products Regulatory Agency, MHRA)에 따르면 피임 임플란트가 체내에서 이동한 사례는 지금까지 126건이 보고됐다.
웨스터웨이가 시술한 임플란트는 ‘넥스플래논’(Nexplanon)이라는 브랜드로, 넥스플래논이 출시된 이후 폐동맥과 폐로 이동한 사례는 107건이다.
한편 웨스터웨이는 임플란트 제거를 위해 폐와 심장 수술이 필요하며, 이 때문에 몇 달 동안 직장을 쉬어야 하는 등 일상에 큰 지장을 겪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처음부터 임플란트가 팔에 제대로 삽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