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보료율 동결이냐 최소 인상이냐…오늘 결판

올해 건보료율 사상 처음 7% 돌파
국민 의료보험 지출 부담 커져

정부 내년 건보료율 인상 최소화 공언
시민단체 “0.01% 인상도 아닌 동결”

내년 건강보험료가 올해 수준으로 동결되거나, 오르더라도 1%대 미만의 인상에 그칠지 26일 결정이 난다. 내년 건보료율 인상 폭은 동결됐던 2017년 이후 가장 낮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민 의료보험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게 확실시된다. 다만 건보료율이 소득의 7%대에 이른 만큼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선 동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내년 건보료율을 확정한다. 내년 인상 폭은 동결되거나 0%대 수준의 소폭 인상이라는 두 가지 안 중에서 결정되는 게 유력시된다. 건정심 위원들은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 7개월여 앞둔 총선 등에 대해 저울질하며 건보료율을 인상안 논의를 막판까지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건보료율은 동결된 2017년을 제외하면 오름세를 보여왔다. 최근 10년간 평균 건보료율 인상률은 1.90%다. 최근 5년간 추이로 보면 인상률(2.7%)은 더 가파르다. 2019년 3.49%(6.46%)→2020년 3.20%(6.67%)→2021년 2.89%(6.86%)→2022년 1.89%(6.99%)→2023년 1.49%(7.09%)다.

지난 정부 당시 MRI, CT, 초음파 등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되면서 국민 의료보험 부담이 높아졌다. 따라서 올해 건보료율은 사상 처음 소득의 7%를 돌파했다.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국민 부담 등을 감안해 2024년 건보료율 인상을 최소화하겠다고 공언한 이유다.

현재 건강보험 재정건정성 지표는 비교적 긍정적이다. 국민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23조8701억원(지난해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건강보험 당기수지는 3조6291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건강보험 당국이 올해부터 다빈도 고가 진료에 대한 급여 보장성을 줄여나가기로 하면서 건강보험 곳간이 더 넉넉해질 수 있는 가능성도 생겼다. 예컨대 2018년부터 건강보험 적용 후 진료비가 10배 폭증한 MRI에 대해서는 내달부터 단순 두통, 어지럼증으로 촬영한 경우엔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한다.

다만 건보료 인상 폭을 최대한 줄이더라도 적어도 1%에 가까운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위원회 내 위원들 사이에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보험료율이 1% 인상되면 1년 추가 수익금이 7377억원 발생한다.

하지만 내년도 건보료율 결정이 한 달 넘게 미뤄지면서 추석 연휴 직전에 발표하게 된 만큼 내년 총선이 가까워졌다는 점은 정치권의 변수다. 건보료는 오를수록 직장인이 받는 실제 월급이 줄어드는 탓에 표심에 큰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지난 몇 년에 걸친 물가 상승, 금리 인상, 보험료율 인상으로 노동자, 서민들의 허리는 휘고 있다”며 “단 0.01% 인상도 아닌, 동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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